'그것이 알고 싶다', 스스로 부처라 믿고 싶었던 스님?… 납구슬에 담은 그의 염원 (종합)

스포츠한국 2024-11-24 01:04:18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미스터리 ‘납구슬’에 대해 방송했다. 

23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속 익산 숭림사에서는 23년째,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고 했다. 그 의문이 싹 튼 곳은 오광전이다. 

이날 도현 스님은 “수미단 공간 밑 흙바닥에서 정체 모를 공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법당을 수리하기 전에는 보지를 못했다”며 “처음에 법당을 지었을 때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숭림사는 지난 1345년 고려 충무공이 왕비의 쾌유를 빌며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충무공이 절을 지을 때부터 구슬이 있었던 걸까.

이와 관련 도현 스님은 "기가 센 땅 위에 세워진 숭림사의 안녕을 위해 그 옛날 누군가가 구슬을 묻은 것은 아닌지"라고 추측했다. 제작진은 숭림사와 맞닿는 산줄기를 따라 올라가자 파묘된 누군가의 무덤을 발견했다. 700여년의 세월 동안 숭림사를 지켜준 것은 스님의 말처럼 구슬이었던 걸까. 

이와 더불어 성주 심원사에서는 숭림사와 같이 구슬 4개가 발견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응관 스님은 “동서남북 기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또한, 당진 안국사에서도 발견됐다. 안국사에서는 현재 발견된 납구슬 중 가장 많은 16개의 구슬이 발견됐다고 했다. 

이에 지난 2014년 불교문화연구소가 주도해 해당 구슬을 검사했다고 했다. 그 결과, 순도 높은 납 성분이 검출됐고, 그 크기와 무게가 상당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전남의 위치한 영암관에서는 불교와는 상관없는 월출산의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구정봉에서 납구슬 6개의 구슬을 발견됐다고 했다. 예로부터 영험한 기운이 깃들어 있어 외세가 험한 일을 벌였다는 풍수 명당 구정봉에서 발견된 구슬은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라고 했다. 이와 관련 영암 문화원 오미경 총무는 “영엄한 곳에서 구슬이 나왔다고 하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일본인들이 저희 혈을 막기 위해서 그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구슬은 부처의 뜻이 담긴 고귀한 여의주와 같은 것일까, 아니면 옳지 못한 의도가 담긴 험악한 저주인 걸까.

이 구슬에 대해 스님들은 ‘보주’ 즉, 보배로운 구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불교문화연구소 임석규 수석연구원은 “보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통 금,은, 유리 등으로 만든다”라고 했다. 

숭림사에서는 터의 센 기운을 누르는 용도로 묻혀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는 그곳에 세워질 건물의 안전과 안녕을 기원하는 물건, 부처를 위해 땅을 다스리는 신령에 바치는 진단구, 지진구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중앙승가대학 고고학과 최태선 교수는 “진단구와는 다르다”며 납구슬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구미 대둔사는 임진왜란 때 사용하던 포알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에 제작진은 숭림사에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고 납구슬의 비밀을 밝히고자 했다. 제작진은 제일 먼저 탄환이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그 결과, 납구슬이 탄환에는 부적합함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이 납구슬이 일제의 악한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이와 관련 동국대 한정호 교수는 일부 의혹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납구슬들은 얕은 곳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일제 강점기 때 손을 댔던 그런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 같다. 그런 것에서 맥이 닿아있는지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제작진은 당진 영탑사에서는 구슬과 함께 같은 재질의 받침대를 발견했다. 이에 이것이 귀하게 여겨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불교문화연구소에서는 지난 10여년 전, 납구슬에 대한 연구를 접었다고 했다. 당시 이들은 지난 2000년대 들어서 납구슬이 발견됐고, 이에 ‘그 전부터 왜 안 나왔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불교문화연구소 임석규 수석연구원은 “20세기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추정했다. 

박왕희 국가유산수리기술자는 “절의 나무 바닥 환기를 위해 뚫어놓은 구멍으로 구슬이 굴러간 흔적이 있었다”며 누군가 구슬을 넣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던 중 한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부여 장하리 3층 석탑 수리를 위해 참여했을 때, 납구슬 3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은 봉지 안에 불에 그을린 성경책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리고 뚜렷하게 인쇄된 숫자들, 1983이었다고 했다.  

충남 지역 이른바, 구슬산을 방문한 금속 탐지 취미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이와 관련해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들은 산에 올라갔을 때, 개울, 땅속 등에서 많은 구슬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중 김성주 씨는 당시 구슬을 발견했던 곳에 다시 올라가 금속 탐지를 했고, 그 결과 납구슬 16개를 발견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변 지역에서 이보다 더 많은 납구슬을 찾게 됐다. 

또 다른 제보자 송세민 씨는 “당시 찾았을 때는 600개~700개 정도였다”며 “일반 야산에서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수정 구슬 또한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제작진은 이 납구슬을 분석했고, 그 결과, 수입산 납이 사용된 가능성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납구슬을 만든 이가 현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됐다. 자수정 구슬에 대해서는 천연 자수정임을 확인했고, 자수정 구슬에서 깨진 틈을 메꾼 흔적을 발견했다. 이것은 현대 기술로 생산이 된 것이라는 근거라고 했다. 

제작진은 이 구슬을 판매처를 찾았고, 해당 구슬이 제작된 곳을 알게 됐다. 해당 장소를 찾던 중 제작진은 자수정을 납품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이에 제작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 제작진은 어렵지 않게 해당 인물을 찾게 됐다. 이에 제작진은 구슬산 근처 사찰의 청비 스님을 만났고, 그곳에서 납구슬 즉, ‘청만원’이라 불리는 구슬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대불로 불리던 스승이 생전에 제작한 것이었다. 

지난 2012년 세상을 떠난 스승, 1936년생인 강 모(가명) 씨는 ‘청만원’을 영적인 체험을 통해 만든 결과였다고 했다. 그가 구슬을 만들고 비밀로 한 까닭이 나라의 안녕과 국가의 번영을 위한 것이었다고 청비 스님은 설명했다. 

청비 스님은 강 모 씨가 납구슬이 발견된 용화사, 월출산 등에 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찰 마루 안으로는 절 숨구멍으로 굴려서 넣었다고 했다. 생전 강 씨는 영적인 체험을 통해 푸른색 원의 형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열쇠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비 스님은 강 씨의 영험한 치유 능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 씨는 종단을 만들었고, 기성 불교 교단에 있던 스님들이 승적을 옮기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따르던 세 자매를 성폭행한 일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청비 스님은 그를 믿는다고 말함과 동시에 강 씨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자신이 구슬을 묻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제작진은 구슬을 계속 묻을 것이냐 묻자 청비 스님은 “나는 내 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가겠다”며 자신의 소명을 하고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