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똑똑해도 당한다…'신뢰는 어떻게 사기가 되는가'

연합뉴스 2024-11-24 00:00:24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여신의 언어

트럼프 청구서·트럼프 2.0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신뢰는 어떻게 사기가 되는가 = 쑨중싱 지음. 박소정 옮김.

"예나 지금이나 사기를 당하고 안 당하고는 그 사람이 멍청한지 아닌지에 달린 게 아니다. 지인 중에 누가 사기를 당했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왜 그렇게 멍청해?' 하지만 정말 멍청해서 속은 게 아니다. 그가 사람을 믿었기 때문이다."

국립 대만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사기가 '믿음'이라는 인간 본성에 근거한 지극히 심리적인 전술이며, 사기와 믿음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사회학, 심리학, 철학, 역사, 고전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토대로 '사기와 신뢰'의 관계를 분석한 후 신뢰가 사기로 변하는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다만 거짓말이나 사기가 사악한 특정 인물이나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면접 시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선택해 강조하는 소극적 거짓말부터 각종 이유로 인한 자기기만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시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거짓말과 사기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서적. 280쪽.

▲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 록산 게이 지음. 최리외 옮김.

"모두가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던 '좋았던 옛 시절'의 담론장을 그리워하며 오늘날을 개탄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여성이나 유색인이나 성소수자나 주변부에 존재하는 이들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가, 나는 잘 모르겠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수필가인 록산 게이가 지난 10년간 쓴 칼럼 66편을 모은 책이다. 삶의 밑바닥에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회고록 '헝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의 글은 전투적이며 여전히 맹렬하다.

저자는 이 세계가 복잡다단하며 때론 엉망이라고 진단하면서 외부의 변화나 단번에 주어지는 해결책으로 이 세계의 부조리를 해결할 순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 스스로 구해낼 수 있다"는 태도를 지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부조리는 정당하게 분노하고 끊임없이 항의함으로써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학동네. 436쪽.

▲ 여신의 언어 = 마리야 김부타스 지음. 고혜경 옮김.

기원전 7천년경부터 기원전 3천500년경까지 유럽 지역에서 나타난 여신 전통 문명을 조명한 책이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유럽고고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가 고대에 제작된 유물을 통해 유럽의 모계 사회 흔적을 추적한다.

2016년 국내 출간됐다 절판된 책으로, 이번에 표지를 새롭게 바꿔 복간했다.

한겨레출판. 416쪽.

▲ 트럼프 청구서 = 박형주 지음.

다가오는 트럼프 시대에 한반도는 어떤 일에 휩싸일까.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소리'(VOA)에서 기자로 일하며 주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취재한 저자가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 자체 핵무장, 트럼프-김정은 회담 가능성, 미·중 갈등 등 앞으로 쟁점이 될 만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워싱턴의 기류를 전한다.

저자는 트럼프가 짜는 새로운 판이 "지난 판들의 변형이나 연장일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8년 동안 미국이 걸어온 길을 잘 분석해 보면 트럼프 2기의 정책 방향을 족집게처럼 예측하긴 어렵더라도 최소한 대비할 순 있다고 조언한다.

어티피컬. 284쪽.

▲ 트럼프 2.0 = 김광석·박세익·박정호·오태민 지음.

트럼프 시대 경제정책과 시장의 향방을 예상한 책이다. 경제전문가인 저자들이 세계 경제의 거시적 흐름과 함께 중국 경제의 상황을 상세히 분석하고, 세금, 관세, 에너지 등 공화당의 정책 기조를 설명한다.

아울러 경기 전망과 함께 주식시장과 코인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단한다.

이든하우스. 216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