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미스터리 '납구슬'의 정체를 추적한다.
23일 방송되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여 년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납구슬'의 정체를 파헤친다. 전국 각지에서 발견된 이 정체불명의 금속 구슬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절터 약 30곳에서 발견되었으며, 크기와 무게, 형태가 모두 동일해 그 의문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납구슬 미스터리는 2002년 전북 익산의 숭림사에서 처음 시작됐다. 불상이 위치한 단상 아래 마루를 수리하던 중 야구공보다 작은 크기의 금속 구슬 세 개가 발견된 것이다. 이 구슬은 지름 6.5cm, 무게 1.7kg에 달하며 성분 분석 결과 순도 높은 납으로 만들어졌음이 확인됐다. 당시에는 마루 아래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건축 당시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묻어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구슬의 완벽한 구형과 매끄러운 표면은 고려시대 기술로 제작된 것이 맞는지 의문을 남겼다.
이후 비슷한 납구슬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 불교문화유산 전문가들조차 납구슬의 제작자와 목적을 해석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교와 관련 없는 산속에서도 대량으로 발견되면서 그 정체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납구슬이 과거 포탄의 일종일 가능성, 무속의식의 산물일 가능성, 혹은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의 혈을 끊으려 했던 일본인의 흔적일 수 있다는 다양한 가설을 제기했다.
동국대 고고사학과 한정호 교수는 "일제강점기 '고적 조사'라는 명목으로 손상된 유적에서 납구슬이 주로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제강점기의 흔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납구슬이 불교에서 언급되는 보주(寶珠)로서 제작된 것이거나, 풍수적인 목적으로 땅의 기운을 달래기 위해 묻힌 부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방송에서는 납구슬이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성한 목적에서 제작된 것인지, 혹은 저주와 비방을 위해 숨겨진 삿된 도구인지, 한반도 곳곳에 이토록 정교한 납구슬을 배치한 이의 정체를 집중 조명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납구슬 미스터리' 편은 23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SBS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