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 "10㎏ 감량한 김범석, 10㎏ 더 빼기로"

연합뉴스 2024-11-23 10:00:28

"김범석, 생각을 바꾸니 체형도 바뀐다…스프링캠프서 이주헌과 경쟁"

인터뷰하는 염경엽 LG 감독

(이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포수 김범석(20)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김범석을 향해 모진 말을 했던 염경엽(56) LG 감독도 이제는 고운 눈길로 김범석을 바라본다.

LG가 마무리 캠프를 차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22일 만난 염 감독은 "타자 중에 가장 좋아진 선수는 김범석"이라며 "김범석이 체중 10㎏을 감량했고,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10㎏ 더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그동안 내가 김범석을 혹독하게 다룬 건, 범석이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충격 요법도 쓰고, 달래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말 생각이 바뀌고 몸도 바뀌고 있다"며 "마무리 캠프에서 10㎏ 감량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체중 감량으로 힘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배트 스피드 향상으로 공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고 설명을 보탰다.

염 감독은 지난 달 23일에 시작한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 강도를 높였다.

타자들은 매일 7시간 동안 약 1천개의 공을 친다.

김범석은 고강도 훈련과 적극적인 식이요법으로 한 달 동안 10㎏을 감량했다.

LG 김범석의 '백투백홈런'

2023년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에 입단한 김범석은 2년 동안 '살'과 싸웠다.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김범석이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자, 염 감독은 '체중 감량 실패'를 원인으로 보고 김범석을 질타했다.

김범석은 2024시즌 4월에 1군에서 타율 0.361(36타수 13안타)을 올리며 타격 재능을 뽐내기도 했지만, 이후 기복이 심했고 타율 0.241(162타수 39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수비에서는 13경기 47⅓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체중이 불어 포수로 자주 내보낼 수 없으니, 김범석의 활용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마무리 캠프에서 김범석은 다시 체중 감량을 시도했고, 효과를 봤다.

염 감독에게 12∼1월 비활동 기간에 10㎏을 더 감량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이 생각을 바꾼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며 "이번에 10㎏을 빼면서 선수 자신이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지금의 생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LG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포수 박동원과 함께 1군에 머물 두 번째 포수를 결정한다.

염 감독은 "김범석과 이주헌이 후보"라며 "현재 타격은 김범석, 수비는 이주헌이 낫다. 포수는 수비가 중요한 자리니까, 김범석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얼마나 좋은 수비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 훈련하는 LG 선수들

김범석 외에도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염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가 있다.

염 감독은 "투수 쪽에서는 이우찬과 백승현, 타자 중에는 최원영, 이영빈, 송찬의가 많이 좋아졌다"며 "특히 최원영은 이제 '대주자'에서 벗어나 '주전급 백업 중견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5년은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노력해준 코칭스태프, 선수들 덕에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 캠프를 치렀다. 육성을 위한 첫걸음이 이번 마무리 캠프라고 생각했는데, 성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24일 종료하는 마무리 캠프를 염 감독은 '2025시즌을 위한 변화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