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두산 베어스의 2024시즌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야수진의 노쇠화였다. 두산 왕조를 구축했던 선수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향하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젊은 선수 중 그 누구도 이들을 밀어내지 못했고 결국 세대교체는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두산은 비시즌 트레이드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2022시즌 신인왕인 정철원을 포기할 정도로 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정철원. ⓒ두산 베어스두산은 22일 "롯데 자이언츠에 투수 정철원(25), 내야수 전민재(25)를 내주고 외야수 김민석(20), 추재현(25), 투수 최우인(22)을 영입하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정철원과 김민석이다. 정철원은 2022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58경기 출전 4승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2023시즌에도 67경기 7승6패 11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으나 올해에는 2승1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10에 그쳤다.
두산에 합류한 김민석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129경기에서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 데뷔시즌 100안타는 KBO리그 역대 8번째다. 단, 2024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며 41경기 타율 0.211(76타수 16안타), 6타점, 14득점에 그쳤다.
두산이 정철원을 포기할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불펜진이 있다. 두산은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1위(4.54)를 기록했다. 김택연과 이병헌, 최지강 등 새 얼굴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으며 이영하, 김강률, 홍건희, 박치국도 힘을 보탰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최승용의 부상으로 선발난을 겪을 때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불펜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 정철원의 활약은 미비했고 그는 결국 올 시즌을 끝나고 팀을 떠나게 됐다.
풍족한 불펜과 달리 야수진은 세대교체가 시급했다. 두산은 올해 외야에 김재환-정수빈-조수행, 내야에 허경민-김재호-강승호-양석환, 포수 양의지로 대부분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 중 20대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세대교체를 외쳤으나 기대를 모았던 이유찬, 김대한, 박준영, 안재석 등 그 누구도 알을 깨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3루수 허경민이 4년 최대 총액 40억원 FA 계약을 맺고 kt wiz로 이적했다. 또한 ‘천재 유격수' 김재호도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주전 외야수 김재환과 정수빈의 FA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두산은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김민석과 추재현을 데려오면서 본격적으로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김민석. ⓒ롯데 자이언츠한때 팀의 마무리를 맡았던 ‘신인왕’ 출신 투수를 보낼 정도로 절박한 두산의 야수 세대교체. 과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