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트럼프 취임 전 연방법원에 진보 판사 임명 속도

연합뉴스 2024-11-23 03:00:20

상원 다수당 지위 잃기 전 바이든 지명 판사 인준 안간힘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을 앞두고 사법부에 진보 성향의 판사를 한 명이라도 더 임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회기 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 판사들의 인준을 최대한 마치려고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 패배로 내년 1월부터는 공화당이 판사 인준 권한을 가진 상원 다수당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 연방 판사 237명을 임명해 법원을 보수화했고, 이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부분 진보 성향인 판사들을 임명했다.

상원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221번째 판사 지명자를 인준했으며, 의원들이 추수감사절 휴회를 마치고 다음 달 복귀하면 인준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항소법원 판사 4명을 철회하는 대신 1심 법원 판사 12명을 인준하기로 공화당 의원들과 합의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항소법원 판사는 1심 결정을 뒤집을 수 있고 그 숫자가 훨씬 작기 때문에 이런 합의가 뜻밖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민주당은 항소법원 판사 4명의 인준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질보다 양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대변인은 "인준에 필요한 표가 부족한 항소법원 지명자 4명을 그보다 3배 이상 많은 판사와 교환한 것"이라고 WP에 설명했다.

아직 미국 전역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은 28개의 연방 판사 자리가 있지만, 대부분 공화당 강세 지역에 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누군가를 지명해도 공화당이 반대했을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 판사들은 하원에 '판사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판사 부족에 따른 재판 지연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전국에 연방 판사 66개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원래 양당의 지지를 받아 지난여름 만장일치로 상원을 통과했지만, 하원에서는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할 판사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처리를 주저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