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이 유엔기후변화당사국 29차 총회(COP29)에서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저장과 전력망 서약’에 전격 참여했다. 국회와 시민단체가 꾸준히 문제제기한 것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화답한 것으로 22일 파악된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국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COP29에서 에너지저장과 전력망 서약에 참여하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이 협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을 2022년 250GW에서 1500GW로 6배 확대하고 2040년까지 8000만km의 전력망을 추가하거나 개조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국도 이번 협약에 참여함에 따라 2030년까지 25GW 규모의 ESS를 마련해야 한다.
ESS는 주파수조정용, 에너지저장용, 신재생에너지 보완용으로 사용된다. 일단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망에 방전해서 전력망 안정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주파수와 발전량을 제어할 수 있다.
최근 한전은 수퍼커퍼시터와 기존 리튬배터리 ESS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ESS를 개발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속응성을 높였다. 이미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70%인 아일랜드의 경우 100% 수퍼캡 ESS를 설치해 재생에너지 전력공급과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COP29에서 이 같은 협약이 있었는지 잘 모르는 듯한 분위기였다.
지난 20일 개최된 국회 산자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경기 의정부갑)이 문제제기하자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최남호 2차관은 “그런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날 산업단지공단을 기획할 때 재생에너지 확충을 염두에 두고 기획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소개하며 산업부의 COP29 에너지저장과 전력망 서약에 대한 무관심을 질타했다.
그 뒤 불과 이틀만에 한국이 서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와 박지혜 의원의 문제제기가 주효했음을 보여줬다.
ESS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인 유연성 자원이다. 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을)은 산업부가 전력망 확충과 ESS 확충 계획을 동시에 고려해 호남지역 재생에너지 확충 계획을 보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22일 개최된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왼쪽에서 두번째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오른쪽에서 두번째 최남호 2차관의 모습.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