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北, 러시아에 장사정포 160문 이상 지원하고 방공망 장비 받아"
軍 "최근 북한에 레이더·미사일 등 반입 정황…北방공망 강화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는 북한이 파병 대가로 취약한 분야인 방공망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22일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북한이 취약한 평양 방공망을 보완하기 위해서 관련된 장비들과 대공 미사일 등이 (러시아로부터) 북한에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월 초부터 현재까지 160문 이상, 2개 포병여단 규모가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부분 장사정포라고 통칭하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포병에 대해서는 "(파병 규모로 알려진) 1만1천 명과 별도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운용 병력 전부가 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2개 포병여단 규모에) 편제된 요원이 다 가면 최대 4천 명이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장사정포와 이를 운용할 포병 전력을 러시아로 보냈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대공미사일 등 방공망 장비들을 북한에 줬다는 설명이다.
북한의 파병 대가와 관련, 식량·에너지부터 정찰위성 관련 지원 등 여러 관측이 나온 바 있지만, 러시아가 무엇을 줬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레이더와 미사일 등을 들여온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저지하기 위한 방공 임무에는 목표물 식별을 위한 레이더와 목표물을 요격하는 미사일이 한 쌍이므로 북한에 신규 반입된 장비들은 신 실장이 언급한 러시아에서 건너온 방공 무기체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평양 일대에 다중 방공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대 사거리 300㎞인 SA-5 지대공 미사일 40여 기를 평양과 최근접 지역에 배치했고, 최대 사거리 48㎞의 SA-2와 35㎞의 SA-3, 4㎞의 SA-7, 4.5㎞의 SA-16, 5㎞의 SA-18 등 지대공미사일을 겹겹이 배치했다.
2022 국방백서는 북한이 "평양 지역에 지대공 미사일과 고사포(대공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해 다중의 대공 방어망을 형성하고 있다"며 "또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기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 교란 장비를 개발해 대공 방어에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번개-5호 등 러시아의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S-300과 유사한 체계도 포착됐고, '별찌-1-2'라는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이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도입하는 등 공중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데 반해 북한 방공망은 대부분 노후화해 실제 효용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방공 미사일은 SA 계열일 가능성이 크고, 북한 방공망이 워낙 취약한 만큼 어떤 기종을 지원했든 방공망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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