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건설 현장 위해”…스마트기술이 그리는 미래는

스포츠한국 2024-11-22 16:55:38
오영석 국토안전관리원 연구원장이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여정 기자 오영석 국토안전관리원 연구원장이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여정 기자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현장에서는 안전 사고 예방에 대한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 이에 국토교통부 산하 안전전문기관을 비롯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장이 열렸다.

지난 21일 국토안전관리원은 일산 킨텍스에서 건설·시설 안전 및 유지관리 방향에 관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2024 스마트건설 엑스포 기간 내 안전 부문 의견 공유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오영석 국토안전관리원 연구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안전 부분 스마트건설 기술의 현황과 향후 기술 개발의 방향에 관한 제언 등으로 진행됐다.

오영석 연구원장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이 제정되면서 건설과 유지관리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그 사이 국민 안전의식도 높아졌고 건설로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시설물도 늘어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인구 감소, 시설물 노후화, 기술 인력 노령화 등으로 인해 스마트기술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오늘 발표되는 논문을 통해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와 건설 부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메시지나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스마트건설안전협회, 국토안전관리원 및 민간 기업, 학계 등 관계자들이 ‘소규모 현장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 확산 및 정착 방향’, ‘데이터 기반 현장 및 작업자 위험 예측기술 개발’, ‘AI CCTV 의 현장 적용 시사점’, ‘작업자 관점의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 개발’ 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정일국 한국스마트건설안전협회 협회장은 △사고예방 및 사고원인 분석 △고소작업 추락 사고 예방 △장비 충돌 및 협착 사고 예방 △구조물, 가시설 전도 및 붕괴 사고 예방 △질식,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한 스마트안전기술 적용 예시를 소개했다.

정 협회장은 “소규모 현장에는 이동형 블랙박스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며 “현장 내 사각지대 감소 효과 및 실시간 현장 관제를 통한 상황 대처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이동형 충돌 방지 시스템의 경우 사람만 인식해 경고 알람을 울리게 개발해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기존에는 사람이든 자재든 장비가 지나갈때마다 울려서 운전하는 분들이 잘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상일 국토안전관리원 차장이 데이터기반 현장 및 작업자 위험 예측기술 개발과 관련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내용은 국가 연구 과제인 ‘스마트안전통합시스템 개발’ 연구 부문 중 하나다.

안전관리 시스템은 일하는 사람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위험요인을 파악해 제거, 대체 및 통제 방안을 마련 이행해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위험 관리 계층 구조는 역피라미드 구조로 △위험요소 제거(위쪽부터) △저위험 대안 적용 △공학적 제어 △관리적 통제 △개인 보호구로 나뉜다.

박상일 차장은 “아래쪽은 효과는 적지만 빨리 도입할 수 있고 위쪽은 효과는 크지만 쉽게 대비할 수 없는 기술들이다”며 “저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개인보호 관리 및 통제와 기술이 들어가는 부분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스마트안전통합시스템 개발은 △데이터 기반 위험 인지와 예측 △현장 대응 기술 △관제시스템 등 3개의 기술로 구성됐다. 이날 발표에서는 데이터 개발의 위험 품질 예측에 대해서 소개했다.

박 차장은 “현재 국토안전관리원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정보를 수집해 관리하고 있는 CSI(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통계를 내는 것 이외에 활용 방안에 고민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AI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위험성과 사고 예측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발생하는 빈도와 피해 규모를 조합해 현장 정보(위험값)를 입력하면 AI 모델이 예측 결과 값을 보여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날씨, 공정률 등 현장 정보와 사고 종류를 분석해 위험 예측 모델을 생성하기도 한다.

그는 “스마트안전 관리 시스템에서 예측 기술은 매우 중요하고 핵심적”이라며 “CSI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고 활용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들이 많이 쌓인다면 더 높은 정확도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장 사고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마무리했다.

강훈식 현대건설 책임연구원이 'AI CCTV 현장 적용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홍여정 기자 강훈식 현대건설 책임연구원이 'AI CCTV 현장 적용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홍여정 기자

이어 AI CCTV의 현장 적용 사례에 대해 강훈식 현대건설 책임연구원이 발표에 나섰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건설 분야 특화 탐지 알고리즘을 개발, 고도화를 진행중이며 현재 2~3개 현장에 AI CCTV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장관리 요원이 CCTV 모니터링 작업을 해왔지만 계속 상주가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해 AI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자동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의 AI CCTV 기술 핵심 요소는 비전 AI라고 하는 객체 탐지 알고리즘이다. 사람이 인식하는 시스템을 모방한 기술로 컴퓨터가 이미지나 영상을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정확도에 있어 오탐지하는 경우도 있어 현장과 마칠이 생기기도 한다.

강훈식 책임연구원은 “위반 요소를 정확히 판단해줘야 하는데 오탐지를 하게되면 현장서 믿지 않게 된다”며 “이에 해당 기술을 고도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기술 연구를 통해 △작업자와 신호수 인식 및 중장비 탐지 △ 화재와 용접 작업 불꽃 및 불티 탐지 △흡연 행위 및 침입 감지 탐지 등의 성과를 보였다. 또한 현장 안전 모니터링 업무 경감 및 관리비가 저감됐고, 발생 시점의 영상 확인을 통해 정확한 재해 요원인을 규명해 발생되는 간접 비용이 최소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소규모 건축 현장 위주로 (시범적용)진행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토목 현장으로 적용하려 하고 있다”며 “안전 위주에서 품질, 물량 산출 등 디테일하게 영상 기반 AI 기술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원정훈 충북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작업자 관점에서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정훈 교수는 “스마트 건설안전 기술은 안전과 생산성이 상호 협력, 성장의 키워드로 떠오르며 도입됐다”며 “다만 현재 대부분의 기술은 근로자에게 도움이 된다기보다 본사에 도움이 되는, 관제의 관점이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QR코드로 위험 요소 알려주는 시스템 외에 근로자가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장비나 기술들이 뭐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CCTV도 내(근로자) 정보가 본사로 넘어가는 것이지 근로자가 보는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작업자를 관리하는 의미에서의 기술 개발이 아니라 작업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해야한다는 취지다.

원 교수는 “스마트건설의 보편화는 시대적 흐름이나 건설안전의 핵심 키워드다”라며 “근로자가 활용하는 기술보다 작업자 관점에서 활용되는 기술이 많은 상황이다.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없다고 생각한다. 위험을 알려주는 장비일 뿐이다. 관점을 바꿔 작업자가 쉽게 쓸 수 있는 장비(기술) 개발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해당 발표에 대해 오영석 연구원장은 “대부분의 웨어러블 장비는 다양한 어플을 깔아야 하는 점, 익숙하지 않은 장비 착용으로 인한 사고 유발 등으로 인해 관리자 관점의 모니터링 부분으로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현장의 리스크를 잘 듣고 꼭 필요한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