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데일리한국 양준모 기자]부산근현대역사관(역사관)은 다음 달 6~13일까지 부산 공공⸱민간기록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장(場)으로 ‘2024 기록, 부산’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2024 기록, 부산’은 지난해 ‘제1회 부산기록축제’에 이어 2회째 열리는 부산 유일의 기록 공유 행사다.
역사관은 기록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기록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됐다. 행사 주제와 관련한 콜로키움, 기록성과 공간, 체험 프로그램, 지역 우수기록단체 교류회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된다.
공식 프로그램인 '콜로키움'은 12월 7일 오전 10시 ‘산업 유산을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역사관 별관 1층에서 열린다.
제1회 부산기록축제가 부산 공공⸱민간 기록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콜로키움’ 방식을 통해 부산의 현안을 되짚어볼 수 있는 핵심 주제를 설정, 다양한 기록 성과를 제시하며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비전을 모색한다.
콜로키움의 주제 ‘산업 유산 기록’은 오늘날 4차 산업으로의 이행 등으로 기존 산업 시설 등에 대한 처리 또는 활용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부산의 현황을 반영한 것이다.
먼저 강동진(경성대 교수)은 기조발제를 통해 오늘날 부산을 있게 해준 산업 시설 등을 지역사 및 생활사를 내포한 ‘유산(遺産)’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발제에는 산업 유산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나선다. 우리나라의 주요 공업 시설, 조선소 등 거대한 산업 구조물을 사진으로 기록한 △조춘만(사진작가), 서울 청계천 공구상가거리 일원과 경기도 부천시의 한 대형 산업 공단을 조사, 기록보관(아카이브)한 것을 전시 등을 통해 공유하는 △최혁규(연구자) 그리고 △안근철(기록 보존 관리 전문가)은 산업 유산 기록의 구체적인 방법과 공유 방식을 이야기한다.
부산과 산업 구조가 유사한 대만의 가오슝(高雄市)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맞춤형 트레일러(일명 ‘추레라’) 제조업자의 작업 과정과 삶을 통해 대만의 근현대 산업사를 이야기하는 셰쟈신(현장연구자)은 산업 유산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유의미한 방식을 이번 ‘콜로키움’에서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근현대역사관에는 지난 5~7월에 걸쳐 ‘2024 시민 구술기록가 양성과정’을 진행해 시민 구술기록가 제1기생을 배출한 바 있다.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통과해 최종 수료증을 획득한 14명 중, 1980년대 부산의 고무산업(신발공장) 종사자의 일상을 조명한 정윤식(저널리스트, 구술기록가)도 이번 ‘콜로키움’을 통해 부산 산업사의 일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콜로키움이 앞으로 부산에서 꾸준히 기록해야 할 주제와 대상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이어 지역 내 기록 활동을 장려하고 공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지역 우수기록단체 교류회는 오는 12월 6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된다.
예술가⸱연구자⸱기획자 등 15여 명이 참여한 프로젝트팀인 ‘가득한 가덕’ 아카이브팀(총괄기획자 이동근)이 함께한다. 이 팀은 가덕도가 품고 있는 이야기⸱소리⸱풍경을 전시‧영상‧책자 등의 형태로 기록해 공유하고 있다.
가덕도에 대한 조사 및 예술 아카이브 작업의 결과를 나누게 될 이 자리는 이동근(사진작가), 이성근(부산환경회의 공동대표), 이지영(건축가)의 강연과 참여 예술가의 담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장은 “'2024 기록, 부산'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역사를 시민과 함께 만나고 대화하는 자리”라며 “많은 시민이 행사를 찾아 공적 기록은 물론 일상적인 기록의 필요와 가치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