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아시아 주요국 중 비교적 선방 평가
달러 강세·외국인 '팔자' 속 상승 모멘텀 부재 "당분간 방향성 탐색"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국내외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22일 국내 증시는 확실한 상승 요인을 찾으며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막판 하락 전환해 결국 0.07% 내린 2,480.63으로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SK하이닉스[000660](-1.06%), 한미반도체[042700](-1.22%)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삼성전자[005930]는 1.99% 올라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 실적이 다소 밋밋한 영향을 미친 가운데 전날 집행되기 시작한 2천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가 지수 하단을 받쳐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덕에 일본(-0.85%), 대만(-0.58%), 홍콩(-0.53%)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비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 하락장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올 강력한 '트리거'는 찾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우려, 달러 강세,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며 당분간 2,500선을 전후로 방향성 탐색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이익 부진, 얇은 수급, 거버넌스 문제 등 난제에 둘러싸였으나 어떻게든 주가 복원에 나서려는 모습"이라며 "다만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423%로 3거래일 연속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1,402원에 거래를 마치며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의 호조세가 이날 국내 증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6% 올랐다.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53%, 0.03%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0.53% 오른 146.67달러에 장을 마쳤지만, 그 외대형 기술주는 규제 당국의 반독점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아마존은 유럽연합(EU)의 독과점 규제 법인 디지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2.22% 하락했고, 알파벳은 미 법무부의 크롬 매각 요구에 따른 여파가 지속되자 4.74% 빠졌다.
주요 종목의 주가 향방 차이에도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랠리를 이어간 것은 경기 호조를 보여주는 탄탄한 지표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간(10~16일)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3천건으로 집계돼 지난 4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발표한 지난달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 2021년 7월(1.8% 상승)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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