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노조, 김기홍 JB금융지주회장 3연임 반대(종합)

연합뉴스 2024-11-21 00:00:31

"수천억 성과는 이자 장사 결과…정년 규정 '셀프 개정'"

금융지주 "타사 사례 참고해 연령 조항 개정…하반기 이후 건전성 개선"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은행 노조가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반대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김기홍 회장 3연임 결사반대"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본점 앞 천막 투쟁과 피켓 시위에 이어 조만간 열리는 은행 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장 시위, 지역 사회단체와 연대 등 투쟁 수위를 높여 갈 계획이다"고 20일 밝혔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김 회장은 현재 임원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임만 돼 있을 뿐 정식 임명 절차인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지역 사회단체, 노동계 등과 연대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본점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출근 시간대에 맞춰 김 회장 3연임 결사반대, 독립경영 저해하는 JB금융지주와 지역 상생 외면하는 경영진 각성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는 또 JB금융이 지난해 말 슬그머니 지배구조 내부 규정을 개정, CEO의 연령 제한을 조정한 것도 3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이라고 비난했다.

기존에는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주총회까지만 임기가 보장됐으나, 이를 선임 시점 만 70세 미만으로 수정했다.

1957년 1월생인 김 회장은 3연임 임기가 시작하는 내년 3월에는 만 68세가 돼 기존 규정대로라면 70세를 넘기는 3년차에는 자동 퇴임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으로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어 '나이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김기홍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노조는 JB금융이 거둔 수천억 원의 수익(3분기 기준 5천631억원)은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순이자 마진(NIM), 즉 예대차(預貸差)에 따른 이자 장사 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JB금융지주의 3분기 기준 그룹 순이자 마진은 3.17%에다 자회사별로도 광주은행 2.65%, 전북은행 2.63%로, 같은 지방은행인 경남은행 1.81%, 부산은행 1.87% 등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 마진은 예금과 대출 간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말하는데 이른바 대출 금리는 높고 예금 금리는 낮아서 발생하는 큰 예대차로 돈을 벌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김 회장이 새 사업으로 추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프라임 플러스론)로 돈을 떼인 부실률이 12%에 달해 25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경영 성과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또 최근 은행 실적 보고회 자리에서 막말 등 모욕적인 언행이 알려지면서 과거 며느리 특혜 채용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는 등 자질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이 JB금융을 대하는 모습이 장기 재임을 문제 삼았던 다른 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또다른 논란거리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김 회장은 J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부터 JB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다.

"JB금융지주는 각성하라"

이에대해 JB금융지주 측은 "연령 조항과 관련한 개정은 타사 사례 등을 참고해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것으로 회장의 연임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순이자 마진 비율이 높은 것은 지역 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많고 서민 금융지원 목적의 중금리 대출과 정책 자금 비중이 높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프라임 플러스론 실적 악화는 지난해 금리 상승 영향 등으로 대손 비용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하반기 이후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