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지난 1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차량 성능 실험 중에 숨진 사고의 원인이 배기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은 배기가스 배출 설비 등 안전시설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20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울산경찰청은 2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약 6시간 동안 울산 북구 현대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테스트 공간(체임버)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반은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을 들은 뒤 현장 안전시설을 전반적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이 끝난 후 "공간 내부 환경을 사고 당시 진행된 차량 성능 테스트 상황과 유사하게 재구성해 감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배기가스 배출 설비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으로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사망자들의 보호장구 착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오전에 진행된 부검 결과와 국과수 감식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3시께 이곳에선 현대차 소속 연구원 2명과 협력업체 직원 1명 등 3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시험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있었다.
밀폐된 체임버에서 차량 주행 테스트를 하던 중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체임버는 온도·습도 등을 제어하면서 차량 성능과 내구성 등을 확인하는 곳이다.
국과수는 경찰 의뢰에 따라 이날 오전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국과수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검 결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사고 직후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내용을 확인한 후 작업을 중지시켰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은 긴급 성명을 통해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될 중대한 사고"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