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범 체포 요건 못 갖춰…불법 감금, 직권남용" 주장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국립부경대에서 농성을 벌이던 대학생 단체를 경찰이 연행한 것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부산경찰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민변 부산지부는 불법 체포, 감금 혐의로 부산경찰청장과 연행 당시 현장 책임자를 부산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민변은 "학생들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농성을 해제하고 짐을 챙겨 대학 본부 건물 1층 정문 앞으로 옮겨두는 등 정문을 통해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학생들이 오후 8시 30분께 본부 건물 정문을 통해 나가려고 하자마자 대학 측이 곧바로 정문이 열리지 않도록 봉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유독 당시 학생들에 대해서만 정당한 이유 없이 정문으로 나가는 것을 막아섰고, 그때부터 학생들은 3시간가량 학교와 경찰관들을 향해 정문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그러던 밤 11시 30분께 경찰은 느닷없이 학생들을 에워싸며 퇴거불응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고, 이튿날 새벽 3시가 넘는 시각까지 남부경찰서 청사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민변은 "경찰의 체포는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라면서 "경찰관이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사람을 체포하면, 직권남용체포·감금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일 부경대 학내에서 2박 3일 농성 중이던 대학생 단체 소속 9명이 학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당시 연행되지 않은 1명까지 포함해 10명을 공동퇴거불응 또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 대학생 단체는 앞서 지난 7일 부경대 학내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투표를 요구하는 취지의 정치 활동을 벌이다가 대학 본부가 학내 지침을 근거로 투표소를 철거하도록 하자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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