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공원 공연장·극락강 폐사일로 문화사업 백지화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시가 수십억원대 국비 공모사업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사전 준비 없이 사업을 강행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사직공원 상설공연장 조성 사업과 극락강역 폐사일로 문화재생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추진된 사직공원 상설공연장 사업은 총사업비 190억원(국비 82억원·시비 110억원)을 들여 700석 규모의 공연장을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인접 토지 사용이 불가능해 중단이 결정됐다.
이 사업은 장애인 주차장 부지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인증 문제와 설계 완료 전에 공사부터 시작한 점이 걸림돌이 됐다.
광주시는 22억원을 들여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으나 공연장과 산길로 600여m 떨어져 있었다.
BF 인증 심의를 통과하려면 호남신학대학교 소유 부지를 진입로로 활용해야 하나 사용이 불가능해 사업을 접게 됐다.
극락강역 폐사일로 사업은 44억원(국비 19억원·시비 25억원)을 투입해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1월 광주역∼광주송정역 간 셔틀열차 운행이 종료되면서 접근성과 사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광주시의원들은 시가 충분한 준비 없이 사업을 강행했고 재검토 시점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수훈(더불어민주당·서구1) 의원은 문화도시조성과가 상설공연장 사업 국비를 반납할 상황에 놓이자 설계 완료 전 공사 계약과 예산 집행을 서둘렀다고 주장했다.
김나윤(민주당·북구6) 의원도 셔틀열차 운행 종료를 결정할 당시 연계 사업인 극락강역 사업도 재검토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무창(민주당·광산2) 의원은 이날 광주시 문화체육실에 대한 2차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에서 "시는 사업 중단에 따른 매몰 비용을 상설공연장 7억원, 극락강역 4억5천만원이라고 하지만 부지 매입비용과 공사 선금 등을 합치면 각각 42억원과 15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광주시는 사업 중단으로 국비 70억원을 반납하고 5년간 행정력을 낭비했다"며 "향후 책임 행정과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통해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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