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군, 남중국해 정보 수집·감시 등에 USV 활용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맞서는 필리핀을 돕기 위해 첨단 무인수상정(USV)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전날 남중국해의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필리핀 해군의 '만타스 T-12' USV 시연을 관람했다.
미 군수업체 '매리타임 택티컬 시스템스'(MARTAC)가 생산한 이 USV는 미국의 필리핀 군사 지원의 일환으로 올해 도입됐다고 양국 장관은 밝혔다.
T-12는 필리핀군이 확보한 첫 USV다. 다만 도입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7월 미국이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필리핀에 5억 달러(약 6천9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USV 추가 도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발전을 통해 필리핀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전역에서 자국 권리와 주권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반드시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T-12는 필리핀군이 남중국해의 (필리핀) EEZ에서 주권을 보호하고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T-12는 길이 3.6m에 최대 64kg의 장비 등을 탑재해 제한적인 전투와 정보 수집, 감시, 전자전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반잠수 모드로 운항해 레이더에 덜 잡히는 스텔스 기능도 갖고 있다.
필리핀 해군은 USV 부대를 창설, T-12를 팔라완섬 등지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2월, 3월에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상륙함 '체자리 쿠니코프'함과 초계정 '세르게이 코토프'함이 우크라이나군 USV의 공격으로 각각 격침되면서 USV는 중요한 해군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의 콜린 코 선임연구원은 필리핀이 T-12 같은 시스템을 최전선에 투입한 것은 이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네이벌뉴스에 설명했다.
코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나듯 무인 해군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USV 역량 이전은 새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동남아에서 해상 안보와 해군 방위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역량 구축 지원이 진화하는 현대 해전의 양상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향후 몇 달 동안 동남아 각국에 9천500만 달러(약 1천320억원) 규모의 해양 안보 역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이와 관련해 내년 열리는 양국 합동 군사훈련 '발리카탄 2025'에서 주요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전날 테오도로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필리핀이 앞으로도 여러 해 동안 미국에 중요한 국가로 남을 것이라면서 양국 동맹이 행정부의 변화를 초월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무력 공격이 발생하면 1951년 체결된 양국 상호방위조약 적용 대상이 된다면서 미국은 조약에 따라 필리핀 방어를 도울 것이라고 재차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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