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보고…"北, 러시아서 어떤 무기·기술 받아올지 밀착 주시"
"러, 北에 넘기지 말아야 할 기술 넘길까 우려…우크라전 조기종전 바람직"
"북한군, 러 공수여단 배속돼 일부 전투…러에 자주포·방사포 추가 수출 확인"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정진 기자 = 국가정보원은 20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한 것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국정원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최 북한 외무상이 지난 4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면담한 데 대해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상당히 긴밀한 내용에 대한 협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특히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지도 않으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제기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앞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나 장비, 기술을 받아올지에 대해 밀착해서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의존도와 절실함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넘겨주지 말아야 할 기술, 넘겨주기 어려운 기술조차도 넘겨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에서 조기 종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동향에 대해선 러시아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경에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러시아의 공수여단이라든지 해병대에 배속돼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고했다.
다만 북한군 투항 또는 포로, 사상자 발생과 관련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북한군 파병 규모에 대해선 "1만900명에서 1만2천명 사이로 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요구 등에 따라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전쟁이 오래가면 당연히 병사들 희생이 많아지게 되고,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추가 파병을 요구할 수 있다"며 "그런 정황이 전개될 경우 추가 파병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이 추정한 파병군 규모(1만2천∼1만5천명)와 차이가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북한군의 군수 장비 운용 인력 변동에 따라 "그 수치에 유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로 군수물자를 수출한 동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포탄과 미사일에 이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의 핵교리(핵무기 보유국의 핵무기 사용 규정) 개정과 관련해선 "이번에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에이태큼스(ATACMS)를 제공하고 (러시아 접경지에) 발사한 것을 겨냥해서 자신들이 언제든지 핵교리를 개정해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과 서방 세계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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