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그동안 금지됐던 상장지수펀드(ETF)의 재간접리츠, 리츠·부동산 ETF 투자가 허용되면서 관련 시장에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중 리츠· 부동산 관련 시가총액 1위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이지스밸류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했다. 이번 개정안은 ETF의 상장 재간접리츠 및 부동산‧리츠 ETF 투자 허용이 주요 골자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과도한 보수 수취 및 복잡한 상품 개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가 재간접펀드에 투자('재재간접' '복층 재간접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장된 부동산‧리츠 ETF나 상장 리츠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높고 보수가 낮아 과도한 보수 수취의 우려가 적을 것으로 보여 이번에 투자를 허용하게 됐다.
당국은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실물투자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상장 ETF 879개 중 부동산‧리츠 ETF는 13개며 그중에서도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ETF는 5개다.
다만, 과도한 보수 수취를 방지하기 위해 ETF와 투자 대상 자산(상장 재간접리츠 및 부동산‧리츠 ETF)의 운용 주체가 동일한 경우에는 동일 명목의 운용보수를 투자자로부터 이중으로 수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일반적인 거래조건에 비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운용보수 체계를 갖추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달 30일까지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하며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공포될 예정이다.
이번 ETF의 상장 재간접리츠 및 부동산‧리츠 ETF 투자 허용으로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가 국내 상장 ETF 중 시가총액 1위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시가총액은 5600억원 수준으로 2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의 5배에 달한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리츠 관련 ETF로 상장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섹터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개인 투자자들이 무려 142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비교적 친숙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가 편입된 ETF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또 투자자들의 수요와는 별개로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총보수도 연 0.08%로 경쟁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보다 0.01%포인트 낮은 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혜 기대에 힘을 실어준다. 이번 개정안으로 운용사들이 부동산‧리츠 ETF를 편입하게 되면 보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보수가 낮은 점은 충분히 이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높은 경쟁력은 미래에셋운용의 ETF 상품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운용의 상품에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가 편입되면 운용 주체가 같기 때문에 보수가 이중으로 매겨질 수 없다. 이로 인해 유사한 성격의 ETF에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가 편입되더라도 경쟁사 대비 보수가 낮은 만큼 미래에셋운용의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을 두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액티브 외 ETF의 경우 지수 변경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장 재간접리츠 중 이번 개정안의 수혜 대상으로 이지스밸류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를 꼽았다. 그는 "주요 ETF들의 시가총액 편입 요건인 1000억~2000억원에 부합하는 상장 리츠가 긍정적 영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시총 요건과 운용 역량을 고려하면 이지스밸류리츠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TF에 편입 시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른 주식 유동성 개선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