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내년 반등 전망에도 '신중론'이 대세

데일리한국 2024-11-20 15:27:55
지난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에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지난 1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에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국내 철강업계를 휘감은 중국발 저가 리스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이후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업계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중국의 일일 조강 생산량은 210만톤으로 지난달 말 대비 0.1%,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중국 내 247개 고로의 10월 말 기준 가동률도 전달 대비 2.8%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9월 말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 후 마진 개선의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중국발 증산으로 인해 재고가 더 늘어난 상황이다. 가격 회복과 재고량 감소를 기대했던 국내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한 감산, 매각 등에 나섰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45년간의 가동을 마치고 지난 19일 셧다운에 들어갔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은 두번째 셧다운이다. 적자폭이 컸던 중국 스테인리스강 생산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은 현지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 제강·압연 생산시설의 셧다운을 추진한다. 동국제강은 원가 절감의 취지로 지난 6월 인천 공장에 도입한 야간조업 체제를 당분간 이어갈 방침이다.   

국내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률은 최근 3년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시황을 지켜본 후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 재개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업황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정주기로 호황과 침체를 반복했던 과거의 패턴이 모호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제조업 부흥 조짐이나 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철강업이 반등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호황 수준의 회복은 어렵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서 안정 기조를 찾아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생산량 조절과 더불어 노후 설비 정리와 품질 개량, 친환경 투자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급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한 수익성 확보 전략을 강조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취하는 액션을 보면 과거처럼 범용 제품이 아닌 스페셜티 제품 위주로 가야하고, 양보단 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