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성과는 이자 장사 결과…정년 규정 '셀프 개정'"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광주은행 노조가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반대 투쟁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본점 앞 천막 투쟁과 피켓 시위에 이어 조만간 열리는 은행 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장 시위, 지역 사회단체와 연대 등 투쟁 수위를 높여 갈 계획이다"고 20일 밝혔다.
박만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김 회장은 현재 임원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임만 돼 있을 뿐 정식 임명 절차인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지역 사회단체, 노동계 등과 연대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본점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출근 시간대에 맞춰 김 회장 3연임 결사반대, 독립경영 저해하는 JB금융지주와 지역 상생 외면하는 경영진 각성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는 또 JB금융이 지난해 말 슬그머니 지배구조 내부 규정을 개정, CEO의 연령 제한을 조정한 것도 3연임을 위한 '셀프 개정'이라고 비난했다.
기존에는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주총회까지만 임기가 보장됐으나, 이를 선임 시점 만 70세 미만으로 수정했다.
1957년 1월생인 김 회장은 3연임 임기가 시작하는 내년 3월에는 만 68세가 돼 기존 규정대로라면 70세를 넘기는 3년차에는 자동 퇴임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된 규정으로 3년의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어 '나이 논란'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노조는 JB금융이 거둔 수천억 원의 수익(3분기 기준 5천631억원)은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순이자 마진(NIM), 즉 예대차(預貸差)에 따른 이자 장사 실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JB금융지주의 3분기 기준 그룹 순이자 마진은 3.17%에다 자회사별로도 광주은행 2.65%, 전북은행 2.63%로, 같은 지방은행인 경남은행 1.81%, 부산은행 1.87% 등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 마진은 예금과 대출 간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말하는데 이른바 대출 금리는 높고 예금 금리는 낮아서 발생하는 큰 예대차로 돈을 벌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김 회장이 새 사업으로 추진한 비대면 중금리 대출(프라임 플러스론)로 돈을 떼인 부실률이 12%에 달해 25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경영 성과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또 최근 은행 실적 보고회 자리에서 막말 등 모욕적인 언행이 알려지면서 과거 며느리 특혜 채용 논란까지 다시 거론되는 등 자질 논란도 일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이 JB금융을 대하는 모습이 장기 재임을 문제 삼았던 다른 은행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또다른 논란거리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김 회장은 JB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부터 JB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의 3연임 논란 등과 관련해 JB금융지주 측은 수차례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해명이나 반론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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