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시공능력평가 1·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두고 맞붙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본입찰이 지난 18일 종료됐다. 그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보증금 500억원(현금)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2파전 구도로 확정됐다.
시공능력평가 1·2위 업체 간 경쟁은 15년 만이다. 두 회사가 시공권을 놓고 맞붙은 건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사업, 2009년 경기 부천 도당1-1구역 재개발 현장 등 두 차례다. 지금까지 역대 전적은 현대건설이 우세하다.
정금마을 재건축사업은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현 DL이앤씨)간 4파전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획득했다. 해당 사업지에는 ‘이수 힐스테이트’가 들어섰다. 부천 도당 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은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간 3파전 구도로 진행됐으며 이 사업도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조5723억원 규모로, 3.3㎡(약 1평)당 940만원 가량이다.
해당 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중에서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비가 최근 정비사업 중 최고액에 달하고, 가구 수 대비 조합원 수가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총회 전까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변과에 위치해 수주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종 시공사는 내년 1월18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선정된다.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일대 래미안 첼리투스와 래미안 용산더센트럴과 더불어 한남4구역을 수주해 용산 래미안 타운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남4구역 단지 이름은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을 마치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이 디자인으로 정비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조합원 모두 한강 조망권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며 약 1만2000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친환경 생태공간 ‘하이라인365’를 조성해 조깅 트랙, 세족장, 캠핑 공간 등을 구성할 계획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을 대표할 수 있는 단지가 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고민을 했다"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시공권을 이미 확보한 만큼 인접한 4구역까지 확보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세계적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화 손잡고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탈피,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제안했다.
또한 당초 51개동에서 29개동으로 축소해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45˚ 회전된 주동 배치를 통해 조합원 전 세대가 한강, 남산, 용산공원 등 조망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계를 제안했다"며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넓게 펼쳐진 공원 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