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길을 묻다

연합뉴스 2024-11-20 13:00:17

김소영 '어떤 어른'·오선화 '청소년이라는 우주'

'어린이라는 세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의 좋거나 나쁜 면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으며 주위에서 보고 들은 어른들의 모습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거울은 자기 모습을 돌아보게 해준다. 흐트러진 옷매무새나 건강하지 못한 낯빛, 얼굴에 묻은 먼지 등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확인하고 이를 바로잡아 더 나은 모습이 되도록 도와준다.

최근 발간된 수필집 '어떤 어른'(사계절)과 '청소년이라는 우주'(이상북스)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하며 겪은 일을 통해 어른으로서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고민을 담았다.

'어떤 어른'은 '어린이라는 세계'의 김소영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책이다. 독서 교실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작가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경험한 일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린이라는 세계'가 어린이란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지 고민하는 내용이었다면, '어떤 어른'은 제목처럼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중점을 뒀다.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린이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배운 대로 30초를 세어 가며 꼼꼼히 손을 씻는 반면에 어른들은 광화문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비교해서 바라본다.

아울러 그는 뉴스에 방영된 시위대의 모습을 보며 "두 가지 두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두려움 중 하나는 "바이러스가 얼마나 확산되었을까 하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물결(시위대)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았을 어린이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주변에서 "어린이한테 어떤 어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이에 대답하려면 어른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자신에겐 어떤 어른이 필요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어린이한테 자신만의 삶을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어른 중 한 명이 되고 싶다."

'청소년이라는 우주'

'청소년이라는 우주'는 수필집 '너는 문제없어'와 '그저 과정일 뿐이에요' 등을 집필한 오선화 작가의 신작이다.

자신을 '청소년과 밥 먹는 사람', '프리랜서 청소년 활동가'라고 소개하는 작가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도움을 준다.

작가는 청소년들에게 밥을 사주고, 월세를 내 주기도 한다. 문신이 있다는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은 청소년을 위해선 좋은 교회를 찾아준다.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읜 청소년과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소회를 책에 담았다.

작가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아픔이 가시지 않는 자신의 처지를 "꽃은 피었어, 그런데 비는 오네"라고 빗대 말하자, 이 말을 들은 청소년은 "비가 와도 꽃은 피는 거잖아요, 그것도 희망이에요"라고 답한다.

이 일화를 소개한 작가는 자신이 청소년에게 배우는 게 훨씬 많다면서 "오늘도 이렇게 또 한 수 배웠다"고 말한다.

▲ 어떤 어른 = 328쪽.

▲ 청소년이라는 우주 = 320쪽.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