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최후항쟁이 벌어진 곳이자 시민군의 심장부로 사용된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의 청사진이 언론에 공식적으로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추진단)은 20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의 전시 기본설계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복원 사업 전반의 윤곽을 제시한 지난 2월 착수보고회, 내부를 꾸릴 콘텐츠를 공개한 지난 9월 시민 설명회 이후 추가되거나 수정된 세부 전시 안을 발표했다.
5·18 당시 사진, 영상 등 과거 자료를 기반으로 '원형 복원' 원칙을 세운 추진단은 도청 본관 3층 도지사실에 열흘간의 항쟁을 회상할 공간을 새롭게 만들기로 했다.
철제 의자 2개를 나란히 설치해 경계를 서던 시민군의 모습을 벽면에 그림자 형태로 연출하고, 이 벽면에는 5·18 관련 시민들의 진술·증언을 한글로 새기기로 했다.
나머지 의자에는 관람객이 앉아 그림자·벽면 등을 바라보며 5·18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마련한다.
지난 시민 설명회에서 퇴직 언론인들이 요청했던 언론검열관실 복원에 대한 논의 과정도 안내했다.
과거 모습 그대로 복원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음 달까지 언론검열관실 관련 자료를 언론협회 등으로부터 건네받기로 했고, 이 자료를 검증해 복원을 추진한다.
관련 자료가 부족하면 도청본관·별관 등 전시 콘텐츠가 들어서는 다른 곳에 신군부 세력에 의한 언론검열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영상 등을 통해 풀어낼 계획이다.
간담회 중 질의응답 시간에는 도청 본관에 들어설 예정인 '총기 사용 교육 내용 전시' 공간에 대한 언론인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공간은 계엄군·시민군이 사용한 총기·최루탄 등의 전시가 골자인데, 국가 폭력에 대항한 시민군들의 정당한 행위가 다소 폭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무기 자체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라 시민군이 왜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는지 과거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계획했다"며 "광주시, 5·18 단체와 협의해 설계안이 수시로 수정되는 단계로 '원형 복원' 대원칙을 지키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2025년 10월 31일 완공을 목표로 옛 전남도청 본관·별관·회의실, 경찰국 본관·민원실, 상무관 등 6개 동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관련 자료로 검증이 가능한 곳에 열흘간의 항쟁 서사를 담은 전시물을 구상 중이며, 이날 기준 건설 부문 공정률은 3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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