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 계열 KIS자산평가가 자발적 탄소시장을 선도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소재 KIS자산평가 본사에서 만난 윤기 대표이사(사장)는 "자발적 탄소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ESG사업본부를 신설하고 탄소가격 산정방식을 공개하는 등 전문성을 살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회계 법인에서 쌓은 신용·자산평가 관록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1998년 신용평가사로 이직해 20년 동안 근무했다”며 “금융기관 신용평가, 자산 유동화증권 신용평가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았다고 생각할 즈음 KIS자산평가 대표직을 맡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신용평가와 자산평가는 전혀 다른 영역이어서 공부 끝에 채권과 파생금융상품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던 KIS자산평가의 업무영역을 주식, 비상장주식, 펀드 등 자산을 평가하는 종합자산평가 플랫폼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도전에 힘입어 회사 이름도 2020년 KIS채권평가에서 KIS자산평가로 바뀌었다.
윤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대주주인 무디스의 선진 사례를 본받아 고유의 사업을 개발했다.
그는 “무디스그룹은 ESG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실천하며 제3자 평가(3rd party assessment)를 사업화했다”며 “KIS자산평가는 본업에 맞게 가치평가나 가격평가에 포커스를 맞춰 ESG 부문에서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전문가를 초빙해 ESG사업본부를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표는 기업 활동에서 ESG가 투자자의 수익률과 직간접적으로 인과관계가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금융과 실물자산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이를 제대로 평가하고 시장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에 자발적 탄소시장이 제대로 안착되지 못한 상황을 인지하고 자산평가사의 특기인 가격결정 부문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시장 거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탄소중립, 탄소감축을 하기 위한 전략과 계획을 세우는 작업을 전문가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사회공헌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윤기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자발적 탄소시장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꾸준히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윤 대표는 KIS자산평가의 ESG 사업에 2~3년 간 투자할 뜻을 밝혔다. 그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KIS자산평가에 당장 돈이 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다 보면 장기적으로 진입할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한국의 자발적 탄소시장은 물론 정부 주도의 탄소감축 활동이 위축돼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몇몇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자생적으로 한국의 탄소시장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런 사실을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평가하며 “시장 참여자와 경쟁하기보다 협력해 파이를 키워 나누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사업계획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었다. 이미 최대주주인 무디스의 영향을 받아 사내에서 활발히 펼쳐지는 ESG 관련 활동이 든든한 뒷심이 됐다.
윤 대표는 “사내에서 일회용컵 줄이기를 실시하자 구성원들이 텀블러를 자발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으로 화답했다”며 “아울러 남녀 임직원들이 성별과 지위고하를 떠나 서로 존중하는 풍토도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최대주주인 무디스의 ESG에 대한 관심과 연관돼 있다”며 ESG 사업과 자발적 탄소시장 진출이 구성원들의 실천으로 뿌리내린 조직문화에 근거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윤대표는 ESG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 수요자가 될 수 있는 기관과 공급자가 될 기관 모두를 초청해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과 향후 전망을 알려주며 시장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KIS자산평가의 주고객인 금융기관들에 탄소금융 관련 지식을 제공해 사회공헌을 하면서 사업기회 확장을 도울 계획이다.
그는 “이번에 탄소가격 산정 방법론을 공개한다”며 “대중소 기업과 일반 긍융기관들에게 ESG와 자발적 탄소시장에 참여하는 전략을 자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한국에서 ESG 확산과 자발적 탄소시장 성숙을 위해 무엇보다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KIS자산평가는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ESG와 탈탄소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한 기관이 한 업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굉장히 제한적이어서 여러 기관이 여러 업종에서 힘을 합쳐 협의체를 구축해 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민한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KIS자산평가가 국내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자산평가 플랫폼으로 성장한 역량을 바탕으로 ESG 채권 정보 제공, ESG 지수 개발 외에도 위험관리 정보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노력해 시장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기 대표는 KIS자산평가가 진행 중인 ESG 채권 정보 제공, ESG 지수 개발 외에도 위험관리 정보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시장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