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김태원(60)은 LG 트윈스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1986년 MBC 청룡 소속으로 1군 무대를 밟은 뒤 1998년까지 오직 LG 유니폼만 입으면서 LG의 두 차례(1990년, 1994년) 우승을 일궜다. 1군 통산 성적은 273경기 85승77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43. 완투는 36회 기록했으며 완봉승도 10번이나 해냈다. 또한 1993년 9월9일 잠실 쌍방울 레이저스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LG를 넘어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김태원은 이후 유니폼을 벗은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수십 년간 후배 양성에 힘쓴 그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야구 인생을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스포츠한국은 19일 김태원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의 근황과 목표를 들어봤다.
김태원 감독은 지난 6월 전주기전대학 초대 야구부 감독으로 선임됐다. 올해 정식 창단을 진행한 전주기전대학은 내년 대학리그 준비를 목표로 열심히 선수를 모집 중이다.
김 감독은 “창단 선수 모집을 거의 다 마쳤다. 내년 1월6일쯤 창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창단 승인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선수 18명을 모집하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을 가지 않은 선수들, 독립 리그 선수들 등 다시 한번 프로에 도전하고 싶은 인원을 20명 이상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구체적인 계획도 밝혔다. 그는 “출산율은 떨어지는데 대학 야구팀을 창단하려는 학교가 많이 생기면서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야구 발전 및 야구를 더 알릴 수 있는 계기라 생각한다. 기량이 부족하거나 실력이 우수하지만 2~3% 부족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또 대학을 오면 야구와 관련한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다. 이를 같이 공유하면서 선수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특히 현재 대학 야구가 마주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학생들이 다 같이 시합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인원으로만 스카웃을 해야 하는데 한 학년에 30~40명씩 몰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팀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중간에 그만두는 선수도 생긴다. 그러면 그 선수들은 두 번의 실패를 맛보게 된다. 오히려 회비를 많이 받지 않더라도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해 다시 재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스스로 노력해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면 분명히 좋은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며 “야구가 좋아 야구를 시작했는데 야구에 실망해 뒤도 돌아보기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이런 친구들에게 초심을 일깨워주고 또한 단순히 야구 선수가 아닌 전력 분석, 재활 전문가 등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끝으로 LG 팬들에게 “팬들 덕분에 야구사에 김태원이라는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아직 열심히 야구계에서 일하고 있다. 전주기전대학에서 좋은 선수들을 배출해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LG 팬분들뿐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 모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더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