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6차전을 마치며 2024년 모든 경기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공격의 핵’ 손흥민과 ‘수비의 핵’ 김민재가 보여준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연합뉴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팔레스타인과 중립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이 무승부로 3차예선 4승2무를 기록해 승점 14점의 B조 단독 선두를 유지한 채 2024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조율하다 충격적인 실점이 나왔다. 전반 12분 김민재가 후방 왼쪽에서 상대의 압박을 주의하지 않고 조현우 골키퍼에게 백패스했다. 결국 팔레스타인 제이드 쿤바가 태클로 이 공을 빼앗고, 조현우가 나와 비어 있는 한국 골문에 오른발 슈팅을 밀어넣어 팔레스타인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방을 맞은 한국을 지탱한 존재는 '주장' 손흥민이었다. 전반 16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낮은 슈팅을 먼 포스트로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실점 4분 만에 동점을 만들며 기사회생한 한국이었다. 손흥민은 이 이 득점으로 A매치 51골을 기록해 황선홍(50골)을 제치고 한국 국가대표 역대 득점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후 실점을 안했지만 더 이상 득점도 하지 못하며 아쉬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11월 A매치에는 '돌아온 손흥민'이 함께했다. 9월27일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후반전을 뛰다 주저앉은 손흥민. 이후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약 3주간 경기를 나서지 못하게 됐다. 토트넘 경기를 못뛰는 건 물론 아예 10월 한국 대표팀에도 소집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웨스트햄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복귀한 손흥민은 상대 자책골 유도에 이어 리그 3호골까지 성공하는 환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영웅이 된 것.
이후 다시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다 3일 아스톤 빌라와의 맞대결에서 다시 선발로 뛰게 된 손흥민은 리그 3호 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고 11월 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됐다.
3-1로 승리한 14일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손흥민의 골은 완벽한 타이밍에 나왔다. 전반 10분 오세훈의 선제골 9분 뒤에 PK 추가골을 넣으며 리드를 벌렸다.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득점 공동 2위로 올라가는 골. 한국이 후반전 쿠웨이트의 역습에 벼락 실점을 했기에, 손흥민의 이 골이 없었다면 이후 배준호의 쐐기골이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리고 이날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도 김민재의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한지 4분 만에 손흥민의 동점골이 나온 덕에, 한국이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대표팀에 정말 필요할 때 손흥민의 골이 또 한 번 터져 준 것이다. 오만과 2차전 득점까지 포함해 3차예선 4경기서 중요한 3골을 넣었다. 필요할 때 득점을 해주는 선수야말로 진정한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손흥민은 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다.
반면 김민재는 이날 팔레스타인전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이날 김민재의 실수는 충분히 조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부주의해 내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실점까지 이어졌기에 이러한 안일함도 실력의 일부분이라고 봐야 했다.
만약 김민재의 방심이 없었다면 대표팀이 승리해 승점을 더 쌓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 상황이다.
ⓒ연합뉴스김민재는 또한 3차예선 첫 경기부터 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서 종료 휘슬 이후 관중석으로 다가가 팬들에 "선수들만 응원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김민재는 당시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이에 대해 "대표팀이 경기 초반부터 못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초반부터 팀이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팬들의 응원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느낀다. 다만 경기 시작 전부터 야유가 들리는 게 아쉬워서 그랬다. 심각하게 말한 것이 전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이라고 말했다. 이후 팬들에게 인사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란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손흥민 이후 차기 주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의 언행치고는 상당히 가벼웠다.
이렇듯 한국 축구대표팀 공수 간판 두 명이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보여준 모습은 천지 차이였다. 두 기둥의 간극이 좁아지는 순간, 대표팀은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