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 속 ‘무패 1위’한 2024 홍명보호, 3월 본선 조기진출은 ‘글쎄’[월드컵 3차예선]

스포츠한국 2024-11-20 05:30:00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홍명보호가 불안함 속에서도 월드컵 3차예선 반환점은 ‘무패 조 1위’로 돌았다. 다만 내년 3월 본선 조기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는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 팔레스타인과 중립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이 무승부로 3차예선 4승2무를 기록해 승점 14점의 B조 단독 선두를 유지한 채 2024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경기를 조율하다 충격적인 실점이 나왔다. 전반 12분 김민재가 후방 왼쪽에서 상대의 압박을 주의하지 않고 조현우 골키퍼에게 백패스했다. 결국 팔레스타인 제이드 쿤바가 태클로 이 공을 빼앗고, 조현우가 나와 비어 있는 한국 골문에 오른발 슈팅을 밀어넣어 팔레스타인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방을 맞은 한국을 지탱한 존재는 '주장' 손흥민이었다. 전반 16분 상대 페널티 박스 안 왼쪽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낮은 슈팅을 먼 포스트로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실점 4분 만에 동점을 만들며 기사회생한 한국이었다. 손흥민은 이 이 득점으로 A매치 51골을 기록해 황선홍(50골)을 제치고 한국 국가대표 역대 득점 2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후 실점을 안했지만 더 이상 득점도 하지 못하며 아쉬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 체제로 월드컵 3차예선을 시작한 한국. B조에서 압도적 '1강'으로 여겨졌지만 9월 A매치 홈경기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것은 큰 충격이었다. 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96위의 팔레스타인이 펼친 질식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고, 오히려 역습에서 실점할 뻔하며 아슬아슬한 무승부를 거뒀다. 그나마 2차전 오만 원정에서 손흥민의 1골2도움 활약으로 3-1 승리하며 급한 불을 껐지만, 불안함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B조에서 나름 강호인 요르단-이라크와의 3,4차전도 쉽지만은 않았다. 요르단전은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전반 38분 이재성의 선제골이 터지기 전까지 상대에게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기도 했다. 이라크와는 골 파티 속에 3-2로 홈에서 겨우 이겼다.

5차전 쿠웨이트 원정만은 다를 줄 알았다. 전반 초반부터 오세훈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앞서나간 한국은 후반전에도 안정적으로 쿠웨이트를 억제하는 듯했다. 하지만 순간적인 역습에서 실점하며 배준호의 추가골이 나오기 전까지 내내 초조하게 경기해야 했다.

그래도 대표팀은 5차전까지 4승1무로 결과만은 확실히 내고 있었다. 경기 내용 자체는 조금 불안할지라도 4연승을 달렸다. 호주, 사우디, 카타르 등 2022 카타르 월드컵에 함께 출전했던 라이벌들이 3차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때, 한국은 승점을 확실히 챙기고 있었던 것.

홍명보호는 3,4차전서 요르단-이라크를 모두 꺾은 시점에 한숨을 확실히 돌릴 수 있었다.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3차예선 경기에서 B조 '하위권 트리오'인 쿠웨이트-팔레스타인-오만을 연달아 만나기 때문. 여기에 쿠웨이트까지 잡은 덕에 예선 8차전 안에 '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만 이 역시 이날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이라크(승점 11)와 승점 3점 차까지 좁혀지고, 요르단(승점 9)과 5점 차를 유지했기에 3월 조기 확정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본선 자동 진출권을 지키는 것도 마냥 쉽지 만은 않게 됐다.

기존 32개국 본선 진출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3차예선 3개조에서 각조 2위안에 들면 본선 진출 티켓을 얻게 된다. 3,4위라도 4차예선에 진출해 두 개조에서 각조 1위를 하면 본선 진출이 가능하고 2위팀끼리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대륙 플레이오프에 나설 팀을 뽑는다. 3차예선 5,6위는 자동 탈락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서부터 잡음이 많았던 홍명보호는 수많은 야유를 이겨내고 아시아 3차예선 ‘무패 조 1위’로 2024년을 마쳤다. 다만 내년 3월에 매듭을 짓겠다는 생각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종 10차전까지 길게 보고 승점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안전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