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 인용 보도…"센서·카메라 등 북한에 보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북한 공작원이 캄보디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으로 위장해 각종 드론 부품을 조달한 뒤 중국 단둥을 거쳐 북한에 보내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19일 민영방송 니혼테레비(닛테레)에 따르면 2015년께부터 캄보디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해 온 40대 중반 남성 박모 씨는 '더글러스'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며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드론 관련 부품을 조달했다.
이 매체는 북한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과 국가정보원 유관 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 등을 인용해 박씨가 '드론 개발의 핵심 인물'이지만, 그의 존재가 드러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박씨의) 외교관 신분증에 기술된 신분은 '스태프'로, 엄밀히 말하면 외교관이 아니라 지원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자기 일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민 출신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장은 "박씨는 북한 정찰총국이 제조하는 드론에 사용될 센서와 카메라, 송수신기 등을 동남아시아에서 조달해 본국에 보내고 있다"고 닛테레에 말했다.
이어 "외교관으로 위장했지만, 실제는 '청송연합' 캄보디아 지부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찰총국은 북한군 총참모부 산하 기관으로 대남·해외 공작을 총괄하며, 정찰총국 지휘를 받는 청송연합은 북한의 불법 무기 거래를 주도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닛테레는 박씨가 하는 거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 위반되며,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통해 드론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북한제 드론이 양산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전선에 투입돼 희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북한은 외화를 벌 수 있다면 무기든 테러든 팔고 있는데, 이는 국제 평화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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