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미 대사관 철수 후 고위관리 첫 방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미국 수단 특사가 18일(현지시간) 내전 중인 수단을 방문해 군부 최고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을 만났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수단 주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국무부의 수단 특사로 임명된 톰 페리엘로는 이날 수단 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에서 부르한 장군과 인도적 지원과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수단 주권위원회는 "두 사람은 길고 포괄적이며 솔직한 회담을 했다"고 전했고, 미국 국무부도 "페리엘로 특사가 수단 측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내전이 발발하고 미국 대사관이 철수한 이후 미국 고위 관리가 수단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월 미국의 주선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휴전 회담을 수단 군부가 거부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외교적 중재 시도이기도 하다.
같은 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수단 분쟁의 양 당사자에게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적 불안이 이어져 온 수단은 지난해 4월 15일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이 발발하면서 또다시 긴 내전에 휩싸였다.
양측의 분쟁으로 지금까지 전국 곳곳에서 2만4천명 이상 숨졌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하는 등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초래됐다.
올해 들어 교전이 격화한 서부 노스다르푸르주 주도 알파시르 인근의 잠잠 난민 캠프에서는 지난 8월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선포되기도 했다.
폭력 사태를 피해 집을 떠난 피란민은 1천400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약 300만명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