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최남호 2차관이 한전 발전자회사 신임 CEO에게 ‘제2의 창사’를 주문했다. 내년 1분기까지 발전5사, 지자체, 관계부처와 함께 ‘석탄발전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최 차관이 전력기반센터에서 새로 사장이 선임된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5개사 CEO를 만난 자리에서 △제2 창사에 준하는 변화 △석탄발전 전환 협의체 구성 △석탄발전 전환 로드맵 수립을 주문했다고 19일 밝혔다.
산업부는 10차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5년 말 태안화력 1호기 폐지를 시작으로 2039년까지 한전 발전자회사 5곳이 보유한 석탄발전기의 75% 이상을 폐지할 예정이다.
폐지된 석탄발전소 자리엔 LNG발전소와 양수발전소 등 대체 발전소를 건립하고 남은 석탄발전소엔 수소·암모니아 혼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계획대로 석탄발전의 수를 줄여 나갈 예정이지만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진 않다. 지역사회와 산업, 발전소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서다.
이날 최 차관도 ‘제2의 창사’를 요구하면서도 ‘질서있는 석탄발전 전환’을 발전사의 핵심 경영목표로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석탄발전 이후 남겨지는 발전설비, 송전선로, 발전소부지를 적절히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산업부의 방침에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석탄발전소의 빠르고 조건 없는 폐지를 기후변화대응의 유력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실제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하는데 적극 나설 수 있을지 여부도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22대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화석연료 발전의 비중이 높다. 신재생발전기를 확충해도 연료전지의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남동발전의 경우 유연탄발전의 비중이 77.7%, LNG발전 비중이 9.1%, 신재생발전 비중이 13.2%다. 동서발전은 유연탄·무연탄발전의 비중이 67.2%, LNG발전이 31%, 신재생 발전이 1.8%를 차지한다.
서부발전의 경우 석탄발전의 비중이 51.2%, LNG발전 43.1%, 신재생 5.7%다. 중부발전은 유연탄발전이 56.6%, LNG발전 40%, 신재생발전 2.7%, 내연발전 0.7%를 차지한다.
남부발전은 유연탄발전 49.9%, LNG발전 48.5%, 바이오중유 2%, 신재생 1.6%를 차지한다.
최근엔 수소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더뎌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수소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산업부 최 차관이 요구한 제2 창사를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수행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