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고령층 디지털 문해교육 효과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안에 이런 큰 세상이 있는 걸 이제라도 알아서 자부심이 생겨요"
지난 6∼10월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이 운영한 '정보 문해 교육'에 참여했던 오명환(68)씨와 김영환(77)씨는 19일 밝은 얼굴로 교육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두 학습자는 보령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디지털매체 교육을 5개월 동안 받은 뒤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오 씨는 스스로 항공권과 숙소 예매를 해냈다.
오씨는 "서울에 자주 다니는데 전에는 돌아오는 기차가 매진되면 다른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 하나 자녀들 집에서 자고 다음 날 가야 하나 발만 동동 굴렀었다"며 "이제는 기차 애플리케이션으로 좌석이 남은 다른 역을 검색해 찾아갈 수 있게 돼 정말 편리해졌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해외여행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구글 지도 앱으로 내비게이션 보는 법을 익히려 한다"며 "번역기를 쓰면 언어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일단 부딪쳐보자 결심했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져 기쁘다"고 강조했다.
농부인 김씨는 농사일할 때 스마트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기 예보를 검색해 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며 "당장 다음 주 날씨를 몰라 농사 일정을 못 잡는 할머니가 있으면 알려준다. 엄청나게 고마워하고 이제 모르는 것만 있으면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찾아온다"며 뿌듯해했다.
손주들과도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며 가까워졌다.
김씨는 "중고등학생 손주들에게 전화 대신 문자를 하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인터넷뱅킹으로 용돈을 보내주면 놀라워한다"며 "이렇게 유용한 걸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어르신들의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정보 문해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 1천600명이 수업을 들었다.
황환택 진흥원장은 "힘든 시대를 겪으며 충분한 교육 혜택을 누리지 못한 고령자들의 디지털 문해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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