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토트넘 홋스퍼 주축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징계로 인해 토트넘의 국내 대회 7경기 동안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연합뉴스 EPA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태도로 행동하거나 학대 또는 모욕적인 말을 사용해 경기의 평판을 나쁘게 함으로써 FA 규정을 위반했다"며 7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벌금 1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한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지고 싶어하는 인터뷰어의 말에 "한국 사람은 다 똑같이 생겼다. 당신은 그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그 대상이 토트넘의 팀 주장인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 형제 쏘니! 당신에게 사과한다. 나는 그저 나쁜 농담을 했던 것이다"라며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잖아. 존중하지 않은 게 아니다. 사랑해"라며 손흥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28일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원정경기 당시 무려 8개월이나 걸린 부상을 이기고 돌아온 벤탄쿠르를 위해 경기 후 팬들 앞에서 벤탄쿠르를 껴안고 복귀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각별히 아낀 바 있다.
ⓒ연합뉴스 EPA손흥민은 이번에도 벤탄쿠르를 감싸며 대인배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벤탄쿠르의 사과 이후 자신의 SNS에 "벤탄쿠르와 대화했고, 실수에 대한 사과도 받았다. 그가 의도적으로 불쾌한 말을 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형제와 같은 우리 사이에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종차별 문제는 둘 사이의 화해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일었고, FA가 9월부터 징계 절차를 밟아 결국 벤탄쿠르의 처벌을 확정했다. FA 측은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독립 규제위원회는 청문회를 거쳐 혐의가 입증됐다고 판단해 제재를 부과한다"고 전했다.
이번 FA 징계는 자국 경기단체 주관 경기에만 적용돼, 벤탄쿠르는 오는 28일 AS로마(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홈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은 당장 이번 주말 맨체스터 시티 원정 경기부터 시작해, 일정이 촘촘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박싱데이 구간을 주축 미드필더 벤탄쿠르 없이 버텨야 한다.
현재 5승1무5패로 EPL 10위에 처진 토트넘은 부상 병동 속에서 주축 미드필더 벤탄쿠르까지 징계로 기용하지 못하게 돼 더욱 고통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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