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위대한 기타리스트 제프 벡(1944~2023)이 사용하던 기타와 앰프 등 130개 이상이 경매에 나온다.
크리스티 옥션은 내년 1월 22일 런던에서 ‘제프 벡 : 기타 컬렉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엔 제프 벡이 야드버즈 시절부터 2022년 마지막 투어까지 60년 활동 기간 가장 많이 사용한 기타가 포함된다.
제프 벡의 아내 샌드라 캐시는 “이 기타는 제프의 가장 큰 사랑이었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거의 2년이 돼 제프가 바랐던 대로 이 기타를 내놓을 때가 되었다”며 “고심 끝에, 저는 이 기타를 다시 공유하고, 연주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경매에 내놓은 이유를 전했다.
샌드라 캐시는 “이것들과 헤어지는 건 정말 큰 상처지만, 이 아이템들을 손에 넣는 미래의 기타리스트들이 그 아이템들을 연주한 천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대한 기타리스트의 음악 여정을 함께한 기기들인 만큼 옥션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가격을 예상하고 있다.
제프 벡 황금기를 함께한 54년 ‘옥스블러드’ 깁슨 레스폴 [사진=크리스티 옥션 홈페이지]이번 크리스티 경매에선 저 유명한 54년 ‘옥스블러드’ 깁슨 레스폴도 출품된다. 추정가 35~50만 파운드(6억1700만~8악8200만)에 달하는 이 레스폴은 대폭 개조된 모델로, 제프 벡이 지난 1972년 11월 멤피스에서 구입했다. 일렉트릭 기타 사상 최고의 인스트루멘틀 명반 중 하나인 ‘Blow by Blow’의 표지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기타다. 이 앨범에서 제프 벡은 모두 4대의 기타를 번갈아 사용했지만 그중에서도 바로 이 54년 ‘옥스블러드’ 깁슨 레스폴이 가장 유명하다. 이외에 70년대 그의 연주에서 즐겨 사용했음은 물론 벡,보거트&어피스 등 여러 활동에서 사용했다.
크리스티 옥션 제프 벡 컬렉션에 등장하는 주목할 또 하나의 기타는 59년 깁슨 레스 폴로 야드버즈 시절을 함께한 기타다. 그는 이 기타를 1966년 초 런던 차링크로스의 셀머스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드버즈의 명곡 ‘Over Under Sideways Down’을 비롯해 ‘Happenings Ten Years Time Ago’, ‘Beck's Bolero’, 그리고 데뷔 스튜디오 솔로앨범 ‘Truth’를 포함한 여러 곡에서 사용했다.
텔레깁 [사진=크리스티 옥션 홈페이지]펜더 텔레캐스터 바디와 넥에 깁슨 플라잉V에서 추출한 PAF 험버커 픽업 구성이 일명 ‘텔레깁’으로 알려진 저 유명한 제프 벡의 하이브리드 기타도 출품된다. 시모어 던컨이 제프 벡을 위해 특별히 제작해준 기타다. ‘Cause We've Ended as Lovers’에서도 이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81년 에릭 클랩튼과 함께한 자션쇼 ‘The Secret Policeman's Other Ball’에서도 사용했다.
험블파이의 스티브 매리엇이 선물한 54년 선버스트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도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당대 최고 음감의 소유자였던 제프 벡은 기존의 텔레캐스터 넥을 58년형 스트라토캐스터 넥으로 교체해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까지 주요 공연 및 레코딩 악기로 사용했다. 1980년 명반 ‘There and Back’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 소리의 대부분도 바로 이 모델이다.
이외에 티나 터너 세션으로 잘 알려진 ‘티나’ 잭슨 솔로이스트, 펜더 커스텀샵 JW 블랙 제작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화이트) ‘아누슈카’ 등 팝음악 역사와 함께한 많은 역사적인 악기들이 출품된다.
크리스티 옥션의 제프 벡 컬렉션 하이라이트는 12월 4일부터 6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반에게 공개하고, 이어 2025년 1월 15일부터 22일까지 런던의 크리스티 본사에서 전체 컬렉션을 진행한다.
제프 벡 관련 보다 자세한 내용은 2023년 1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친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 특집 기획물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