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뷰] 침체 속 빛난 풀무원, 국내식품·급식 '쌍끌이'

뷰어스 2024-11-19 04:00:20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지난 8월 새단장한 김제스파힐스컨트리클럽 ‘스파힐스’ 레스토랑 내부 전경. 사진=풀무원.

내수 부진 여파로 3분기 식품사들이 빛바랜 실적을 거둔 가운데, 풀무원이 유독 돋보이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풀무원은 국내 식품과 급식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18일 풀무원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국내식품제조유통 부문(이하 국내식품)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했다. 푸드서비스(급식)·컨세션·휴게소 등이 속한 식품서비스유통 부문(이하 식품서비스)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한 10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식품 영업이익률은 4.4%에서 6.1%로, 식품서비스 영업이익률은 3.8%에서 4.3%로 늘었다.

국내식품 매출은 40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수익성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률이 1.7%포인트 증가하며 성과를 냈다. 식품서비스 매출은 30.4% 성장한 2405억원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이뤘다. 다만 건강케어제조유통 부문은 3분기에도 36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해외사업은 28억원 적자로 전년동기(-29억원) 대비 손실을 소폭 줄였다.

풀무원 관계자는 “위탁급식의 지속적인 신규 수주 및 높은 재계약율, 저수익 채널 구조개선 효과가 성장과 이익을 견인했다”면서 “향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대 이상’ 국내사업, ‘외형은 성장’ 해외사업

미국 뉴저지 팰리세이즈 파크 내 샵라이트 매장에서 KFS 인증을 표시한 풀무원 나소야김치 마일드, 나소야김치 스파이시 제품이 홍보를 위해 진열되어 있다. 사진=풀무원.

풀무원 호실적을 이끈 것은 국내 식품 사업이었다. 특히 주요 식품기업이 부진한 국내 실적을 해외에서 만회한 것과 비교된다. 실제 3분기 주요 식품기업 다수는 내수 부진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식품 사업 영업이익이 30% 넘게 감소했고, 농심(-32.5%), 오뚜기(-23.4%), 롯데웰푸드(-5.7%) 등도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수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삼양식품 정도만 해외에서의 ‘불닭 열풍’에 힘입어 성장세(매출 +31%, 영업이익 +101%)를 이어갔다.

반면 풀무원은 국내식품과 식품서비스를 중심으로 성과를 냈다. 풀무원 전체 매출(9월30일 기준)에서 국내식품과 식품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3%, 27.9%로 국내 의존도가 80%에 달한다. 내수부진으로 골머리를 썩는 여느 식품업체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의 의미다. 풀무원이 돌파구로 삼은 것은 온라인과 B2B 채널에 집중하는 전략이었다. 곧 출범 3주년을 맞는 자사몰 ‘샵(#)풀무원’은 지난해 기준 매출이 68% 증가하고 주문 건수가 50만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B2B 채널에서도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해외사업에서는 뚜렷한 수익성 개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법인과 중국 법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3.3%, 9.2% 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일본 법인은 저수익 제품 조정 영향으로 매출이 14.3% 감소했다. 전체 해외사업 매출은 1586억원으로 20.4%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28억원으로 적자폭을 1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해외사업 매출에서 74%를 차지하는 미국 법인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장지혜 DS증권 연구원은 “풀무원 미국 사업은 3분기 아시안 푸드 매출 성장이 57% 성장하는 등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한 길로이 공장을 통한 시장 대응과 SKU 확대 효과로 분석된다”면서 “미국 현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고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해상 물류비 프리미엄 완화로 손익분기점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