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빈 "절대 못 할 줄 알았던 캐릭터…'용두용미' 평가 뿌듯"

연합뉴스 2024-11-18 16:00:23

드라마 '이친자'서 프로파일러 아버지와 심리전 벌이는 고교생 역

"실제론 아빠와 친구 같은 사이…첫방송 보더니 '최악의 딸'이라고 해"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주연 배우 채원빈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실제론 아빠와 친구처럼 지내요. 지난달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드라마 보다가 끌 뻔했다. 최악의 딸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의 주연 배우 채원빈은 18일 소속사인 서울 강남구 아우터유니버스에서 한 인터뷰에서 작품의 첫 방송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5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9.6%로 막을 내린 이 작품은 프로파일러인 장태수(한석규 분)가 딸 하빈(채원빈)을 살인사건 피의자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부녀간의 팽팽한 심리전을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게 끌고 갔다는 호평을 들었다.

채원빈은 "누구보다 친밀해야 할 가족 사이에서 의심의 씨앗이 피어나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스릴러로 다룬 점이 신선하게 다가갔다고 생각한다"면서 "'용두용미'라는 평가가 가장 뿌듯하다"며 웃었다.

하빈은 평범한 고등학생과는 달리 속내를 알 수 없고 웃음이나 쾌활함도 찾아보기 어려운 인물이다. 하빈의 주위에서 연달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청자들은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진실을 파악하기 힘들다.

채원빈은 "저 역시 하빈을 끝내 종잡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겁먹었는데, 중반부부터는 이 인물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지 않게 됐다"며 "어느 순간 하빈에게 동화됐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하빈이 남다른 인물인 건 맞아요. 평범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그뿐이에요. 저도 처음엔 얘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아닐까 생각하고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빈을 연기할수록 그저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가정에서의 결핍 같은 게 있는 친구로만 보였습니다."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주연 배우 채원빈

채원빈은 치열한 오디션 끝에 하빈 역을 따낸 후에도 "이 인물을 절대 못 해낼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매 순간 자기에게 유리한 답변을 준비할 정도로 계산적이고 치밀한 하빈과는 달리 채원빈은 "긴장도 많이 하고 계속해서 자기를 의심하느라 스스로를 갉아먹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 역인 한석규 덕에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선배님께서 배우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게 카메라 앞에 서는 걸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냥 즐기라고 말씀해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선배님께 도움받은 건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아요. 덕분에 다시 못해볼 경험도 많이 했고요."

그가 첫 공중파 드라마 주연작에서 부담감을 이겨내고 까다로운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간 꾸준히 '경험치'를 쌓아온 것도 한몫했다.

2019년 단편 영화 '매니지'로 데뷔한 채원빈은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순정복서', '스위트 홈 2·3', 영화 '마녀 2' 등에서 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특히 '마녀 2'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초능력자 악당이 채원빈이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채원빈은 "가끔 제 필모그래피를 볼 때면 '생각보다 열심히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다"며 "이런 작품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주연 배우 채원빈

그는 어릴 적에는 모델을 꿈꿔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패션모델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채원빈은 "생활기록부를 보면 매년 장래 희망을 다르게 썼더라"라며 "그래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이어 "배우로서 설정한 목표는 작품 속 인물을 이해하고 잘 표현하자는 것"이라면서 "배우의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를 더 잘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첫선을 보이는 드라마 '수상한 그녀'에서는 학업을 포기하고 가수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하나 역을 통해 색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

채원빈은 새 캐릭터에 대해 "하빈처럼 공부를 잘하지만, 하빈과는 정반대로 쾌활하고 밝고 구김살과 눈치가 없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주연 배우 채원빈

ram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