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 등 핵심 경영진들이 두 번째 구속 기로에 놓였다. 구 대표는 “불구속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구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도 각각 오전 11시, 오후 2시부터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정산 대금 지급 불능 상황에서도 돌려막기 식의 영업을 통해 1조5950억원 상당의 판매자 정산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7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미국 전자 상거래 회사 인수대금 등으로 3개 사의 자금 총 799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구 대표 등 세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지난달 10일 모두 기각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이 혐의 사실을 보완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에 나올 전망이다.

구 대표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번 사태에 제 책임을 분명히 통감하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오늘 재판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 판매자, 그리고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도 “혹시 불구속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미정산 사태 전 250억원을 옮기라고 지시했는지', '큐텐 등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해 240억원 상당의 채권이 있다고 신고한 이유'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을 피했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이날 오후에는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접수했다.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

티메프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구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들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이날 오후에는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비대위는 “구 대표는 여러 계열사 간 불법 자금 이동을 통해 개인적 이익을 챙긴 뒤, 티몬과 위메프를 대상으로 큐텐과 큐텐테크놀로지가 피해자인 척하며 채권 신고를 했다”며 “이대로 방치한다면 법의 허점을 교묘히 빠져나가 국가와 국민을 기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티메프 사태가 4개월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피해 복구는커녕 무책임 속에 방치돼 아직도 힘겨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탄원서 접수와 철야 릴레리 집회를 통해 작게는 피해자들의 권리회복을 위해, 크게는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