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나혜리 기자] 기상악화로 금성호 실종자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18일 해경 함정 7척과 해군 함정 2척,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한 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로 156㎞, 세로 74㎞로 해상 수색 범위가 확대됐고, 해안가 수색도 진행 중이다. 다만 수중 수색은 며칠째 이어지는 궂은 날씨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상태다.
앞서 해군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바다에 가라앉은 금성호를 기준으로 가로세로 100m 내 구역에 대해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이용한 1차 수중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해군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실종자 시신 1구를 발견해 인양했다.
하지만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00m, 폭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에 수중무인탐사기와 모함을 잇는 케이블이 꼬여 장비를 회수하는 일이 계속 발생했다.
또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그물 외에도 주변에 폐그물 등 다른 장애물도 많아 수중무인탐사기가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수중 수색이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해경과 해군, 민간구난업체는 결국 수중무인탐사기를 활용한 수색을 멈추고 선사 측이 고용한 민간 심해잠수사 투입을 결정했다.
심해잠수사는 수중무인탐사기보다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손으로 만져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어 수중무인탐사기보다 수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 10일 이미 사고 해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민간구난업체 측은 심해잠수사 투입이 결정되자 13일 오후 해저면 90m에 바지선 닻(앵커)을 내리는 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날씨 탓에 엿새째 바지선을 완전히 고정하는 작업은 끝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도 해상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도 4m 이상 높게 일면서 중국 어선 400여 척이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인근 해상에 대피해 있을 정도다.
바지선 고정이 늦어지면서 심해잠수사 투입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군 수중무인탐사기도 기상이 좋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며 "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은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