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 리더십 더 견고"…물밑에선 '비명계 新 3김'에 시선

연합뉴스 2024-11-18 07:00:04

'李 대권가도 비상' 관측에 김동연·김부겸 행보 관심…김경수 '방미' 계획도

박용진 내년 초 활동 재개…임종석 등 86그룹·김두관도 관심

초일회 '강연정치' 시동…"당분간 운신 폭 크지 않다" 전망 무게

정치 현안 관련 입장문 발표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간판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비상이 걸리자 17일 비명(비이재명)계 잠룡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히려 이번 재판으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흔들림 없이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만큼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물밑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들은 이른바 '비명계 신(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다.

현직인 김동연 지사의 경우 정치 행보가 제일 두드러진다.

이달 초엔 독일 출장 중 현지에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총선 이후 도정자문위원장에 전해철 전 의원을 위촉하는 등 낙선·낙천한 비명·친문(친문재인)계를 경기도에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출국하는 김경수 전 지사

독일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내년 1월 말에서 2월 안팎에 귀국해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지사는 당초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권 교체 이후의 한미 관계와 동북아 안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가량 더 머무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전 총리는 미국과 캐나다를 3주 일정으로 방문, 정책 전문가들을 만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집권 후의 한국 경제 및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두루 경청하고 전날 귀국했다.

김 전 총리 측 인사는 "그간 해오던 대로 메시지도 내고 강연도 할 계획이지만, 이 대표의 과도한 양형으로 당이 혼란한 상황도 고려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비명계 모임을 고리로 한 잠룡들의 '공동 행보' 내지 세력화 전망도 제기된다.

비명계 낙선자 중심 원외 모임 '초일회'는 잠룡들을 월례 모임에 차례로 초청해 강연을 연다.

우선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

초일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년 1월엔 김동연 지사 또는 김경수 전 지사를 초청할 수 있다"며 "대안 주자들을 모아낼 수 있는 일종의 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하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

이밖에 초일회 일원인 박용진 전 의원은 내년 초 유튜브 방송 및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및 청년 정치인들과 '정치와 미래' 포럼 발족 등을 통해 정치 활동을 재개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한 김두관 전 의원이나 오랜 기간 당의 주류로 활동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달 초 노무현시민센터에서 한 강연 이후엔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있으나 강연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물밑 움직임과는 별개로 당장은 비명계 주자들의 운신 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발언하는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민주당이 이 대표의 판결을 '야당 탄압용 정치 판결'로 규정,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며 '단일대오'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 이 대표 양형이 너무 과도하다는 점에 계파를 막론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 시점에 개인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경우 정치적 이익만 좇는다는 역풍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 총선을 거치며 원내에 비명계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비명계 주자들이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분석이기도 하다.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