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쇼케이스서 솔로 앨범 '해피' 첫 무대…레드벨벳 웬디와 깜짝 호흡

"BTS 멤버들 단톡방서 군대 이야기만 해…힘내라"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를 위해 만든 앨범인 만큼, 오늘도 여러분을 행복하게 만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왔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진은 17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첫 솔로 앨범 '해피'(Happy) 발매 기념 팬 쇼케이스에서 "(전역 후) 사회로 돌아온 이후 아미를 직접 만날 날을 기다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미 여러분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드려야 할까 고민했다"며 "나는 아미 여러분이 행복해야 함께 행복해지는 사람이다. 여러분을 해피하게 만들 수 있는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라고도 했다.

진은 올해 6월 방탄소년단 멤버 가운데 처음으로 전역한 이후 2024 파리 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하고 TV 예능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지난 15일 첫 솔로 앨범을 내고 오랜만에 신보로 팬들을 찾아왔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열린 팬 쇼케이스는 타이틀곡 '러닝 와일드'(Running Wild)를 비롯해 신보의 라이브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틀간 3천800명에 달하는 아미가 장충체육관을 꽉 채웠다.

붉은 커튼을 젖히고 무대에 등장한 진은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러닝 와일드'를 부르며 순식간에 장내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러닝 와일드'는 브리티시 록 기반의 팝 록 장르로, 희망을 향해 숨이 차도록 달려 나가자는 밝고 따뜻한 메시지가 담겼다. 이 노래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발매 당일 493회 이상 스트리밍돼 '데일리 톱 송 글로벌' 8위에 올랐다.

장충체육관을 가득 채운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 응원봉을 흔들며 진을 맞았다. 팬들은 '김석진'(진의 본명)을 연호하며 이틀 전 발매된 노래를 능숙하게 떼창으로 따라 불렀다.

진은 이후 수록곡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새 앨범에 얽힌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러닝 와일드'에 대해 "제목처럼 달리면서 듣기 좋은 곡"이라며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도 일차원적으로 무조건 뛰어 보자고 의견을 냈는데, 33살이다 보니 체력의 한계를 절실히 느껴서 차도 탔다"고 말했다.

진은 직접 작사에 참여한 팬송 '그리움에'에 대해서는 "내가 전역한 지 5∼6개월 됐다"며 "이 노래는 군대에서 '아미'를 떠올리며 느낀 감정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를 떠나며 느낀 여러 단어를 (군대에서) 메모해뒀다가 전역한 뒤에 그 단어로 가사를 썼다"고 덧붙였다.

진은 군대 이야기가 나오자 "멤버들끼리 있는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 있는데, 하루 종일 군대 이야기만 하고 있더라. 투덜투덜한다"며 복무 중인 동생들을 향해 "힘내라"고 예비역답게 여유 있는 응원을 보냈다.

진은 한 팬으로부터 '그리움에' 가사를 메모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을 즉석에서 받고서 "군대에 들어가자마자 너무 공연하고 싶었다"며 "아미 여러분을 보고 싶은데 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감정을 메모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진은 이날 '러닝 와일드' 외에도 밴드 연주에 맞춰 앨범 수록곡 전곡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하트 온 더 윈도'(Heart on the Window) 무대에서는 피처링으로 참여한 레드벨벳의 웬디가 깜짝 등장해 듀엣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코믹한 가사와 안무가 인상적인 '슈퍼 참치'. 방탄소년단 4집 수록곡 '문'(Moon), 첫 솔로 싱글 '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도 불러 박수를 받았다.

진은 각 노래에 걸맞은 서로 다른 무대 세트를 선보여 풍성한 볼거리도 선사했다.

행사가 열린 장충체육관 일대에는 전날보다 10도가량 기온이 '뚝'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세계 각지에서 온 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팬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와 목도리로 무장하고 진을 응원하는 피켓을 하나씩 손에 든 채 설레는 표정으로 입장을 기다렸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유학생 사라는 "우리는 진을 매우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그가 다시 우리 앞에 설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진은 그의 첫 번째 앨범을 통해 우리를 향한 사랑을 표현해줬다. 그래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팬 쇼케이스는 양일 회차 모두 팬 플랫폼 위버스로 생중계됐다. 라이브 스트리밍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번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스페인어로 실시간 번역이 제공됐다.

"이루고 싶은 것이요? 지금처럼 아미를 만나고, 쉴 때는 각자의 삶을 충실하게 보내기요. 또 모일 때는 모여서 함께 행복하기입니다. 함께 행복해야 더 큰 행복이 올 수 있다고 믿거든요.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달려볼 생각입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