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기타리스트 타미김(킴)이 최근 ‘Going Down’이란 블루스록 싱글을 발매했다.
돈 닉스의 원곡으로 잘 알려진 ‘Going Down’은 프레디 킹, 제프 벡, 조 보나마사 등을 비롯한 많은 유명 기타리스트가 리메이크한 바 있다. G3(조 새트리아니‧스티브 바이‧에릭 존슨), 조 보나마사-빌리 기본스-데렉 트럭 등 3명의 기타리스트가 함께한 버전을 비롯해 여러 연주자가 잼 형태로 선보인 곡도 많다. 그만큼 유명한 곡이다.
새 음원 ‘고잉 다운’은 기타의 타미김 외에 오장훈(베이스), 박계수(드럼), 이기현(건반) 구성의 4인조 ‘타미김 블루스 밴드’로 녹음했다. 멤버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스타들과 연주한 베테랑이다.
그간 타미킴이 발매한 여러 작품 중에서도 ‘Going Down’은 가장 그에 잘 어울리는 연주다. 거칠고 호방하며 선이 굵은 기타 연주와 보컬 및 사운드는 블루스라는 꾸미지 않는 ‘날 것’의 지향성과 잘 어울린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기술(테크닉)적이고 충분히 정통적이다. 트리키한 아밍과 순발력 있는 솔로까지 현대적 기교를 정통 블루스라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어법에 적절히 녹여냈다. 그는 여러 무대에서 이 곡을 연주했다. 그래서 한음 한음 더 노련하고 자신감 있게 연출하고 있다.
내 개인적으론 ‘Going Down’과 같은 바로 이런 연주가 향후 타미킴이 가야 할 길이라고 본다. 물론 올라운드 장르의 세션 활동과 병행해가며….
타미김은 ‘고잉 다운’에 이어 보다 정통 블루스곡을 차기작으로 발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기타신공’에서 타미킴을 만났다.
주지하다시피 타미김은 한국의 대표 세션 기타리스트다. 수천 장 넘는 가요 앨범을 세션했고 그중 타이틀곡만 1만여 곡에 가깝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김종서 ‘아름다운 구속’을 비롯해 임재범 ‘고해’, 마야 ‘진달래꽃’, 김현정 ‘멍’, 캔 ‘내 생애 봄날은 간다’ 등 너무 유명한 곡에서 들을 수 있는 기타 연주의 장본인이다. 이외에 조용필, 나훈아, 이승철, 신성우, 박상민, 윤수일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가수를 세션했다.
가요 외에 ‘질풍가도’ 등 애니메이션 주제가도 300여 곡 가까이 세션했다.
타미김이 세션 기타리스트로 정점을 찍던 때가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까지다. 이 기간에 그는 일주일에 1~2번밖에 집에 들어오지 못할 만큼 어마어마한 작업량을 소화해야 했다. 하루평균 3~4프로 이상 세션은 기본일 만큼.
타미킴은 기타리스트 정기송과 함께 신해철 넥스트의 투어공연 트윈기타 세션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 제이크장, 노경환과 JTA란 팀명으로 싱글앨범 ‘Drift Away’를 발매, 그리고 최근 TV조선 ‘대학가요제’ 하우스밴드 등 꾸준히 다양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타미김은 지금도 한달 평균 8~10프로 녹음을 할 만큼 세션기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는 트로트 세션도 활발하게 했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거장 나훈아의 앨범에 무려 3장이나 세션에 참여했다. 저 유명한 ‘테스형’의 기타도 타미킴의 솜씨다.
밴드 ‘송골매’ 리드보컬로 한 시대를 풍미한 구창모가 35년 만에 발매하는 새 앨범의 전곡 기타 세션을 맡기도 했다. 평소 타미김과 친분이 있는 김기표가 구창모 앨범 프로듀서로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00년대 이후 윤수일의 앨범 대부분에 참여했고 이외에 크고 작은 세션 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상태다.
“세션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외에 타미킴 솔로 활동에도 더욱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Going Down’ 발매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타미 인스트루멘트' 기타“지금도 여전히 기타 연습을 하고 있지만 평균 연습시간이란 게 없습니다. ‘꽂히면’ 6시간 이상 잡기도 하고 아예 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는 기타 관련 영상은 잘 보지 않고 오히려 역사, 과학 다큐멘터리 유튜브를 즐겨 본다고 했다.
10살 된 애견(진돗개)과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예전부터 좋아하던 당구(500 이상)를 치는 게 유일한 취미생활이다. 술 때문에 몇 차례 쓰러진 적이 있어 술은 끊은 상태다.
타미킴은 충정로에서 주문제작 위주의 기타공방 ‘타미 인스트루멘트’을 운영한 적이 있다 이후 코로나로 문을 닫았지만 이때 제작했던 여러 기타를 자신의 메인기타로 사용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그의 집에 들어설 때도 수십 대가 넘는 타미킴 공방 기타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까지 그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깁슨 레스폴, 존 서, 쉑터, 아이바네즈 등 다양한 기타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만든 ‘타미 인스트루멘트’ 일렉트릭 기타만 중점적으로 사용한다.
현재 30여 대의 기타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20대 이상이 타미김 공방 기타다. 그 외에 펜더, 깁슨, 서, 그리고 클래식 기타(나일론)인 서민석기타 등을 소장하고 있다. 그는 서민석 기타로 ‘스캔달’ 등 많은 OST를 녹음했다.
타미김은 ‘스윙기타’ 1호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2000년쯤 출시한 타미김 시그니처 기타가 국내에서 1000대 넘게 팔렸다. 당시 국내 기타리스트의 시그니처 모델이 1000여대가 팔린다는 건 ‘기록’이다. 이외에 ‘블랙스타’ 등 여러 브랜드 아티스트 활동했다.
20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할 만큼 가르치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서울문화예술대학, 서종예, 한양여대, 한서대, 대경대, 두원공대 등등 여러 학교 강단에 섰지만, 지금은 하지 않는다. 음악 활동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타미김은, 기술도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고 주장하는 음악인이다. 그래서 기본기를 갖추는 데엔 신경 쓰지 않고 대충 연주하려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악기 연주를 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중음악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는 것과 같아요. 혹독한 연습의 단련기가 있어야 하며 그래야만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히는 겁니다. 90년대 얼터너티브록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론 올맨브라더스밴드 It’s Not My Cross to Bear, 제프 벡 Cause we’ve Ended as Lover, 게리 무어 ‘Sunset’, 시나위 ‘January’ 등을 기타 명곡으로 꼽고 싶습니다.”
“블루스에 뿌리를 두고 다채롭게 오가는 스타일을 추구해 왔기 때문에 저는 크로스오버 블루스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3000회가 넘게 공연 무대에 설만큼 기타리스트로서 해볼 건 다 해 봤죠. 클럽 공연이건 행사건 꾸준히 연주하는 ‘유랑’ 생활하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언제나 한결같다’는 얘길 듣고 싶습니다. 조만간 발매 예정인 정통 블루스의 신작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사용장비
▶ 기타 / 타미 인스트루멘트 기타, 펜더, 깁슨, 쉑터, 서, 서민석기타 그 외
▶ 이펙트 / 사진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