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야구본다!’ 한국 야구는 8회부터가 진짜였다 [프리미어12]

스포츠한국 2024-11-17 09:00:00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맛에 야구를 본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닌’ 것이 야구라고 했던가. 한국 야구는 또 다시 ‘약속의 8회’를 만들어내며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 30분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3경기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6회초까지 0-6으로 뒤지던 스코어를 6회말 4득점에 이어 8회말 무려 5득점을 해내며 9-6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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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기초반부터 선발투수 임찬규가 크게 흔들리며 3이닝 3실점으로 강판됐다. 이후 불펜들도 계속 실점하며 6회초까지 0-6으로 뒤졌다. 5회까지 상대 선발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단 1안타만 칠 정도로 타선 역시 침묵했다.

하지만 6회말부터 킬로메가 아닌 도미니카 불펜이 가동되자 힘을 냈다. 6회말 1사 2,3루에서 상대 투수 송구실책으로 2득점을 하고 문보경과 박동원의 연속 1타점 2루타로 일단 4점을 뽑았다.

그리고 8회말 선두타자 나승엽부터 안타를 만들었고 1사 1,3루에서 송성문의 1타점 적시타로 5-6을 만들었고 2사 1,3루에서 박성한의 역전 2타점 3루타로 승부를 뒤집었고 이후 최원준과 홍창기가 1타점씩 해내며 끝내 9-6 역전승을 거뒀다.

0-6까지는 정말 무기력했다. 투수들은 나오면 점수를 줬고 타선은 아예 힘을 쓰지 못했다. 한숨이 푹푹 나왔다. 하지만 저점이 있기에 고점이 더 짜릿한 법. 6회말 일단 4-6으로 따라잡으며 기대를 올렸고 8회말 5-6에서 박성한의 역전 2타점 3루타가 나왔을때는 야구팬들은 모두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를 보는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 박성한의 3루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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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은 이승엽, 이종범 등 전설들이 이름을 남겼던 ‘약속의 8회’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한국 야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일본전 8회 역전, 2006 WBC 일본전 두 번의 8회 역전, 2008 베이징 올림픽 4강전 일본전 8회 역전 등 수많은 역전을 8회에 만들어냈고 이번 역시 그랬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정신으로 해낸 한국 야구는 결코 쉽지 않은 쿠바-도미니카 공화국전을 잡아내며 야구를 보는 순수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