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에서 보수 성향 신문 칼럼니스트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언론의 자유 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 경찰은 유력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 앨리슨 피어슨의 SNS 글에 대해 수사 중이며 지난주에는 피어슨의 자택을 방문해 그를 면담했다.
경찰은 피어슨에 대한 고발이 제기됨에 따라 그가 인종 혐오를 조장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어슨의 어떤 게시물이 조사 대상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영국 언론은 피어슨이 지난해 11월 올렸다가 지금은 삭제한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이 대상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당시 피어슨은 영국에 있는 거리에서 깃발을 펼쳐 든 유색인 남성들과 경찰관 두어 명이 나란히 서 있는 이미지를 리트윗하면서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 유대인 혐오자와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라니"라는 언급을 추가했다.
이때는 가자지구 관련 시위에 대한 런던 경찰의 대응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 사진은 런던이 아닌 맨체스터에서 찍힌 것으로 참가자들이 든 깃발은 팔레스타인 국기가 아니라 파키스탄 정당 깃발이었고 중동 사태와는 관련 없는 자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피어슨은 이에 게시물을 삭제했다.
피어슨이 SNS 게시물을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수 진영은 반발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텔레그래프에 "의견을 표명했다고 해서 경찰이 언론인을 찾아가선 안 된다"며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소한 일에 경찰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엑스에 "트윗이 아닌 거리에 대한 치안 활동을 하라고 스타머(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경찰에 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스타머 정부와 각을 세워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피어슨이 조사 대상이 됐다는 다른 이용자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는 멈춰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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