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에 또 등장한 '약속의 8회'…도쿄 올림픽 역전패도 설욕

연합뉴스 2024-11-17 00:00:37

도미니카공화국에 0-6으로 끌려가다가 9-6 대역전승

'1점 추가요'

(타이베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저력의 한국야구가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역전패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한국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9-6으로 대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2승 2패를 만들어 슈퍼라운드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 벤치는 암울한 기운이 맴돌았다.

상대 선발 프랑클린 클로메에게 5회 투아웃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다가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의 안타로 간신히 첫 안타를 터트렸고, 우리 투수들은 줄줄이 안타를 마고 점수를 내줬다.

6회초를 마쳤을 때 어느덧 점수는 0-6까지 벌어졌다.

한국의 반격은 6회말부터였다.

'역전이야'

1사 2, 3루 신민재(LG 트윈스)의 투수 땅볼 때 상대 수비 악송구로 2점, 문보경과 박동원(이상 LG)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보태 4-6까지 따라갔다.

그리고 한국은 오랜만에 국제대회 '약속의 8회' 사례를 만들었다.

나승엽(롯데 자이언츠)과 박동원의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든 한국은 송성문의 적시타로 5-6까지 추격했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윤동희(롯데)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불씨가 꺼지는 듯했으나 기적이 일어났다.

박성한(SSG 랜더스)이 올해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던 도미니카공화국 마무리 디에고 카스티요를 상대로 역전 3루타를 터트린 것이다.

'1점 추가요'

뒤늦게 타선에 불이 붙은 한국은 최원준(KIA 타이거즈)과 홍창기까지 연달아 적시타를 때려 9-6까지 점수를 벌렸다.

8회말에만 5점을 낸 한국은 9회초 박영현(kt wiz)이 무사히 승리를 지켰다.

이날 승리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패배를 설욕해서다.

당시 한국은 6-5로 앞서가다가 8회 등판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5점을 내주며 6-10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역전이야'

또한 한국은 '약속의 8회'를 재현하며 전통을 이어갔다.

2000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8회 이승엽의 적시타로 동메달을 딴 한국 야구는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1라운드 경기와 2라운드 경기 모두 8회에 극적인 역전승을 수확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 준결승 역전승,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 모두 8회 경기를 뒤집고 승리한 경기다.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