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의 교체 타이밍이 또 한 번 늦었다. 류중일 감독의 별명이기도 한 ‘관중일 모드’가 작동됐다. 프리미어12에서 3번이나 교체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3번째 패배를 당할 뻔했다.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30분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3경기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9–6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B조 전적 2승2패를 기록하며 실낱같은 슈퍼라운드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은 선발투수 임찬규의 부진으로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에 빠졌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에서 3이닝 3실점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부터 2개의 내야안타를 내주며 흔들린 임찬규는 2회말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임찬규는 계속된 투구에서 데 레온을 유격수 병살타로 세스페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잠재우며 1실점으로 막았다. 이후 3회초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반전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임찬규는 4회초 선두타자 누네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임찬규가 이날 5번째 피안타를 내준 장면이었다. 임찬규는 도미니카 공화국 타선을 맞이해 주무기 체인지업과 타이밍을 뺏는 커브 등을 여러차례 던졌지만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사실 1,2회 5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1실점으로 막은 것이 천운이었다.
임찬규. ⓒ연합뉴스결국 4회초 시작과 함께 임찬규를 교체하거나 누네즈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을 때 투수 교체를 단행했어야 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알칸타라에게 우월 투런포를 내준 뒤에야 임찬규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류중일 감독의 이런 장면은 이번 대회 내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3일 대만과의 B조 1차전 경기에선 2회 만루포를 허용한 고영표를 계속 기다리다가 곧바로 투런포를 내줘 3-6 패배를 유발했다. 일본과의 B조 3차전에선 흔들리는 곽도규를 만루 상황까지 마운드에 방치했다가 뒤늦게 이영하를 투입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류중일 감독도 뒤늦은 투수교체를 인정했다. 25일 일본전 이후 류중일 감독은 "감독은 투수교체가 가장 어렵다. 이영하 투입을 (상대) 4번타자에 하느냐 6번타자에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한 타이밍 넘어간 것이 패인"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류중일 감독은 쿠바전에서 한 박자 늦은 투수교체를 보여줬다. 이 정도면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이라 봐도 무방했다. 극적인 승리에도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