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남자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대패를 당해 월드컵 본선과 조금 더 멀어졌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에게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를 고르라고 하면 일본전보다 더 원하는 경기가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AP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남자축구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9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C조 5차전 일본과의 홈경기서 0-4로 대패했다.
인도네시아는 이 패배로 3무2패(승점 3)를 기록해 C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10경기를 모두 치른 후 아시아 3차예선 각 조 최하위는 월드컵 본선행 마지막 길인 플레이오프 기회도 없이 자동 탈락한다.
아시아 3차예선까지 오르며 월드컵 본선 진출 의지를 불태웠던 인도네시아는 이 경기 전까지 중국전 패배 포함 1무3패로 C조 5위에 머물러있었다. 그래도 이날 일본을 꺾을 시 단숨에 조 2위로 올라서 본선 자동진출권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일본이 무패(3승1무)의 조 1위라는 점에서 승리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았다.
어느 쪽에서 골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상황에서, 일본이 벼락 같은 연계 플레이로 자책골을 유도하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5분 일본이 왼쪽에서 원터치 패스로 인도네시아 박스 안에 진입했고, 카마다 다이치의 문전 향한 왼발 패스를 인도네시아 저스틴 허브너가 막으려다 골문 안에 넣어버리며 인도네시아의 자책골이 됐다.
일본은 인도네시아가 약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40분 미토마 카오루가 왼쪽에서 오른발로 문전에 내준 패스에 미나미노 타쿠미가 달려들어 왼발 낮은 슈팅을 때렸고, 이것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며 일본의 2-0 리드를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후반전 실수로 세 번째 실점까지 내주며 사실상 자멸했다. 후반 4분 마르턴 파에스 인도네시아 골키퍼의 패스 실수가 일본 모리타 히데마사에게 향했다. 그나마 히데마사의 슈팅이 수비수 정면으로 약하게 갔지만, 인도네시아 주장 제이 이제스가 이 공에 발을 맞히지도 못하며 그대로 실점을 내줬다.
일본은 후반 24분 스가와라 유키나리가 오른쪽의 슈팅 각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위쪽을 가른 덕에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3차예선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다. 심지어 첫 두 경기에서 '강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와 모두 비기며 월드컵 본선 진출 기대감을 높였다. 두 팀 모두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나라라는 점에서 인도네시아의 무승부는 의미가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이후 3차전 바레인 원정에서 내내 앞서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실점하며 통한의 무승부를 거뒀지만 그래도 매 경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인도네시아였기에 월드컵 본선도 꿈이 아닌 듯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15일 중국 원정으로 치른 4차전에서 허무하게 2실점을 먼저 내준 후 추격에 실패하며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가능성을 순식간에 떨어뜨렸다. 당시 최하위 중국과 승점 3점 동률인 5위에 머무르게 된 것. 심지어 중국은 이전까지 3연패의 최하위였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만약 인도네시아가 바레인-중국과 두 경기를 모두 잡았다면, 이날 일본에 패했다고 해도 승점 8점을 쌓아 조 2위까지도 오를 수 있었다. C조에서 일본만 무패(4승1무, 승점 13) 독주를 하고 있고, 호주-사우디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번 이기고 승점 6점에 그쳐있기 때문.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바레인-중국과 3연전에서 승점 1점을 따는 데 그치고 이날 일본에게 대패를 당하며 조 최하위로 반환점을 돌게 됐다. 물론 2위 호주와의 승점 차가 고작 3점이기에 아직 희망은 있지만, 더 유리하게 3차예선을 치러나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