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시가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수개월째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강화군 일부 주택에 방음창 설치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소음 피해가 극심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35가구에 예비비 3억5천만원을 투입해 방음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방음창 설치는 이달 중 예산이 교부돼 올해 안에 발주될 예정이다.
시는 당산리 이외의 다른 접경지역에 대해서도 소음 측정 결과와 관련 법령 개정 추진 사항을 반영해 단계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 9월 초부터 본격화된 북한의 소음방송으로 강화군 송해·양사·교동면 등 3개 면 주민 8천800여명 가운데 약 52%인 4천600여명이 소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북쪽에서 송출되는 사이렌·북·장구 소리 등 기괴한 확성기 소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누적과 수면 부족, 영유아 경기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주택 방음창이 우선 설치되는 송해면 당산리는 강화군에서도 북한의 소음방송이 가장 가깝게 들리는 지역으로, 24시간 이어지는 소음 피해로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시는 그동안 정부에 주민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 법령 개정과 국비 지원 등을 지속해서 요청하고 있다.
정부도 법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내년에는 소음 피해 지역에 대한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시는 다음 달 전문기관에 접경지역 소음 측정 용역을 발주해 피해 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주민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 상담, 가축 질병 예찰 활동, 마을회관 소음 방지시설 리모델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s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