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브세비오브 외교차관 인터뷰…"한국이 우크라 무기지원한다면 환영"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요나탄 브세비오브 에스토니아 외교차관은 15일 러시아를 위한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대해 "전쟁의 심각하고 위험한 확대"라며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외교협의를 위해 방한한 브세비오브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파병은) 유럽과 동아시아의 안보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군 파병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절망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며 "이제 그는 북한 독재자로부터 탄약뿐만 아니라 '총알받이'(cannon fodder)까지 구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의 대가로 무엇을 약속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무엇인가 (대가가) 약속됐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확실하다"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검토'에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환영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세비오브 차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보다는 조기 종전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점에 대해서는 "미국이 선거했다고 해서 우리 외교 정책의 기본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어느 미국 정부와도 이견은 발생할 수 있고, 문제는 솔직하고 개방적인 방식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브세비오브 차관은 과거 국방차관 재임 시 한국 'K9 자주포'의 에스토니아 도입에 관여하기도 했다.
그는 K9 자주포는 무기 시스템의 품질과 제조사와 관계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이었다고 호평하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방산 기업들과 에스토니아의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협력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조만간 주에스토니아 대사관 개설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브세비오브 차관은 이에 따라 "양측의 연결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면서 경제·관광 등 분야 협력 확대를 예상했다.
브세비오브 차관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면담하고 양국관계와 북러협력,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양 차관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과 북러간 불법적인 군사협력 강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