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박동원의 동점홈런이 터지자 3루쪽 원정 응원석이 불타올랐다. 떠나갈 것 같은 환호성과 함께 태극기가 휘날렸다. 뜨거운 응원을 앞세워 타이베이 돔을 흡사 홈구장으로 만든 한국팬들이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7시8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3-6으로 졌다.
박동원의 동점홈런 때 태극기를 휘날리는 한국팬들과 어깨동무를 하는 치어리더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대만, 쿠바, 호주, 도미니카 공화국, 일본과 B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1승2패를 기록하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권 획득에 적신호를 켰다.
이날 경기는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 대회 최대 빅매치인 한일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초대 대회인 2015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거뒀다. 당시 4강에서 일본을 4-3으로 꺾은 것이 우승으로 연결됐다.
일본은 2회 대회 우승팀이다. 2019 프리미어12 결승에서 한국을 5-3으로 눌렀다. 한국과 일본은 이 대회 최고의 팀들이었다.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한국과 일본팬, 심지어 B조 조별리그 주최국인 대만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타이베이돔엔 수많은 한국팬, 일본팬, 대만팬들이 발걸음을 했다. 거의 3분의1씩 야구장을 찾은 듯했다. 홈 관중석인 1루쪽엔 일본팬, 원정 관중석인 3루쪽엔 한국팬, 중앙 내야와 외야엔 대만 관중들이 대다수 포진했다.
그런데 응원전은 한국의 압승이었다. 타이베이 돔에서 펼쳐진 대만전에서 3루 응원단석을 사용하지 못했던 한국 공식 응원단은 이번만큼은 3루 응원단석에 섰다. 경기 전부터 태극기를 나눠주며 관중들의 응원을 북돋았다.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한국 응원단.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경기가 시작되자 한국 응원단과 관중들은 선수 응원가를 부르며 일본에게 기선제압을 했다. 일본도 응원가를 부르며 맞섰지만 앰프까지 동원한 한국 응원단의 ‘K-응원’을 막지 못했다. 여기에 박민수 응원단장의 지휘 아래 한국 관중들의 응원은 한 몸처럼 움직였다. 한국 응원단은 앰프 옆에 응원가를 한글 문구로 설명해주는 장치를 달아놓으며 한국팬들의 응원을 도왔다.
그러자 수많은 대만 관중들까지 한국 응원에 합세했다. 같이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따라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K-응원’이 경기를 뒤덮었다.
특히 4회초 1사 후 박동원이 좌월 동점 솔로포를 때리자 3루측 관중석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태극기가 휘날렸고 치어리더들은 모두 응원단석으로 뛰어 나와 어깨동무를 했다. 한국 관중들 또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어 5회초 윤동희가 역전 1타점 적시타를 터지자 모두의 함성이 타이베이돔을 덮었다.
한국은 접전 끝에 ‘숙적’ 일본에게 3-6으로 졌다. 경기는 패배했지만 응원전만큼은 한국 관중들이 일본을 압도했다. ‘K-응원’의 진면목을 보여준 한국 응원단이다.
원정 응원석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한국팬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