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전 美국무 부장관 "트럼프정권 출범 반년간 큰 변화 기대 어려워"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불확실성을 무기로 협상하며 이 자세에 상대국이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나이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이날 도쿄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심포지엄 '미일 신정권과 인도·태평양의 미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정책이나 협상에서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을 무기로 삼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면 협상에서 타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모든 나라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10∼20%, 중국산 수입품엔 60% 이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이에 대해 나이 교수는 이런 통상 정책을 지렛대로 삼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딜'(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나이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에는 주일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일 동맹의 중요성은 미국 당파를 넘어 완전히 뿌리내리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재등판으로 어려움이 따를지 모르지만 동맹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 교수는 한 국가가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을 지칭하는 '소프트 파워' 개념을 창시한 것으로 유명한 국제정치학계의 석학이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트럼프 외교와 관련해 "전 세계 다른 나라와 관계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진심으로 생각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차기 미국 정권 출범 이후 반년가량은 트럼프의 과장된 표현 이외에는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국무부 2인자로 재직한 동아시아 외교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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