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 도심에 세워진 축산농협(축협)의 종합타운을 두고 축협과 지역 단위 농협이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 점포·소매점을 각각 갖춰 유사한 기능을 하는 두 기관은 400여m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 금융상품 판매·고객 유치 등 상권 경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지역 단위 농협인 광주 서창농협은 15일 축협의 종합타운 준공식이 열리는 광주 서구 마륵동 일대에서 '광주축협 본점 이전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회에 참가한 서창농협 조합원 300여명은 "지점 설립 승인을 받은 축협이 사실상 본점 역할을 하는 종합타운을 신설해 상생 원칙을 위반했다"며 "농협 전남본부는 설립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창농협과 400여m 떨어진 곳에 종합타운이 들어서면서 농협·축협 간 출혈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지역 본부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는 등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창농협에 따르면 축협의 종합타운 설립을 둘러싼 서창농협·축협의 갈등은 2019년 5월부터 시작됐다.
농협 전남본부의 관리·감독받는 축협이 같은 해 7월 '지점' 개설을 위한 승인을 전남본부로부터 받았는데, 지점이 아니라 본점 규모의 종합타운을 세운다고 공표하면서 서창농협의 반발이 일었다.
내부 규정상 지점 간 거리가 400m 이상이면 지점 신설은 가능하지만,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도매점을 운영하는 기능이 유사해 상호 수익 감소가 발생한다고 서창농협은 주장하고 있다.
서창농협은 현재 마륵동·서창동 등 8개 동을 담당하고 있는데, 본점 규모 축협의 종합타운이 들어서면서 유치 고객을 빼앗기는 등 영업권을 침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축협은 이러한 농협의 주장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지점을 설립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축협 관계자는 "법이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설립을 위한 승인을 본부로부터 정당하게 받았다"며 "서창농협과 담당하는 구역이 겹쳐 상권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서창농협과 수시로 소통해 상생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daum@yna.co.kr